어쩌면 삶은 견디는 것이다. 윤회의 수레바퀴가 멈추지 않는 한 삶도 멈추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조기조 시인의 「풀과 함께」라는 시를 읽다가 눈이 번쩍 뜨였다. 평생 풀을 매시던 어머니가 무릎수술 후 말씀하셨다. “풀처럼 살아라 내가 이기지 못한 것은 저 풀밖에 없다“ 어머니는 풀 외에는 모든 것을 다 이겼다는 뜻일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어머니는 다 견딜 수 있었을 뿐이다. 남편의 건강도 아들의 가난도 당신의 고달픔도. 다만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마당이며 밭이며 논이며 길바닥에 풀이 무성해지는 것, 그래서 어머니에게,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풀이 되었던 것이다. 어머니에게 강하다고 해서 반드시 강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누구보다도 강한 어머니가 이기지 못했다는 풀처럼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