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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 유채 꽃밭 지나 <능가사>

어제 병원에서의 나의 진단 결과가 궁금한 친구가  휴식을 접어두고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오랜만에 주말을 이용한 드라이브에 나선 것이다.변성된 목소리가 달포가 지났는데 서둘러 치료도 조사도 하지않고 미적거리는 내가 얼마나 답답했던지 병원까지 지정 해가면서서두는지라 마지못해 파티마를 거쳐 삼성병원에 얘약을 하긴 했는데 일주일도 더 기다려야 한다니까, 아 글쎄, 당장 보훈병원을달려가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종용하는지라, ㅎㅎ 참 고마운 친구...어제 부산을 다녀왔는데 그 결과가 무척 궁금한 모양이다. 늙그막에 이렇게 챙겨주고 걱정하는 친구가 있다는 건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복이라면 대단한 노복인 셈이다.   가까운 남지 유채밭이나 둘러보고 오자는 그의 제안대로 도달하고보니 축제준비에 한창이다. 아니 축제는..

태봉마을

지하로 연결된 보행로 천장에 고드름이 한겨울 추위를 실감나게 한다 태봉고등학교태봉국민학교의 옛터2010년 설립한 총동창회의 비석에 의하면 1945년 개교하여 1995년에 폐교된 듯하다.이 국민학교의 폐교 이후 태봉고등학교가 설립되었으며 이 학교의 교실로 사용하고 있음을 주민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태봉마을회관, 동네마다 이렇게 잘 지으진 회관이 있지만 농촌의 인구 감소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런지?응축한 퇴비로 봄을 기다리는 들녘의 풍경이 이채롭다.마을마다 이렇게 농협에서 응축한 퇴비로 논밭은 물론 과수와 묘목까지 영양분을 공급하는 것이다.동백의 꽃봉오리가 개화를 꿈꾸고 있다. 여기서 보면 보인다. 동백의 개화시기..재실인 듯한 고가를 숨겨주는 편백나무의 숲이 가지런하다.실은 저 나무들은 앞 묘목밭의..

일상 2025.02.18

동전마을

동전마을 입구, 몇 가구들로 마을을 형성하고 있지만 동전마을의 일부인 듯하다. 여늬 마을과 같이 동네를 한바퀴돌 때까지 사람 만나기가 쉽지않아 물어 볼 재간이 없고 그냥 마을 현판과 마을의 구조를 보고 짐작 할 뿐이다사진에서 보기 보다 훨씬 높고 가파른 수로가 큰 길 옆으로 마을 길을 새로 만들면서 아주 튼튼하게 건설 된 듯하다.마을입구에 조성된 돌무덤이 먼저 홀로 온 탐방객을 맞는다잘 다듬어진 하천 둑을 자동차가 다닐 만 한 반듯한 길을 조성하고 멀리 보이는 산과 더불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준다농촌 장수마을로 선정된 살기좋은 마을이다돌담으로 에워싼 이 집의 삽작 한 가운대 떡 버티고 섰는 석장승이 방문객을 맞이한다.대관절 이 집에 사람이 사는게야 없는게야?마당에 심어놓은 정원수를 보더라도 이 집의 ..

일상 2025.02.14

대평 늪

이달균 시인의 신작 시조를 접하고 물었더니 함안이라고 말한적 있다 오늘 영화관 예약을 마치고 여유시간에 그 시조에 나오는 명소, 대평늪을 가보자고 다구쳐 이곳에 오니 거창한 이름 이다. 처음으로 접하는 함안의 명승지? 그렇다. 이렇듯 대단한 이름의 명소를 대다수 함안사람들의 안중에도 없다는 사실에 의아한 생각이 든다천연기념물 함안 대송리 늪지, 일명  대송리 대평마을 이달균 시인과 또 한 분 나의 절친 이범요선생노르스름한 수양버들과 한가하게 자연을 걷고있는 저 분들의 여유는 어디서 왔는가하늘도 구름도 한테 어우러져 잔뜩 뽐을 내고있다수양버들의 가지 끝이 어느새 연두빛으로 늘어져 있다이 뭣고? 임진왜란의 해전에서 몰살한 왜군들의 목 잘린 투구가?패잔병들의 투구처럼 마구 휩쓸려 헝크러진 늪의 가장자리에 이..

흙냄새 땀냄새 2025.02.02

황금 시대 오스트리아 거장展

오랜만에 시인 호진과 만나는 날이다.새해가 지나고 제법 날짜가 흘렀지만 내가 병원에 있는 관계로 만나지 못하다가 그래도'우리, 나이 한살 더 먹기전에 한번 만나야지 않겠나' 하고 서둘러 약속을 잡고 보니진짜 설을 목전에 두고 오늘에야 겨우 만났다. 그러니까 양력 설과 음력설의 언저리에서 나이 한살 더 먹기전 이거나 한 살 더 먹은 후,우리 다시 만나는 뜻깊은 날이다. ㅎㅎ 찻집에서 담소를 하다가 무심코 창밖을 보니 온통 전시안내, 이다. 우리 심심한데 그림이나 보러 갈까? 명색이 시인인데 세계적인 거장들의 그림 한 번 봐야지않겠냐고..사실 진해 시민들이 예술에 관심 없는 건 아니겠지만 우리가 빠지면 대관절 몇이나 되겠느냐고, ㅎㅎ진해 시민의 자존심을 위해 우리가 가는거다예상대로 전시장엔 아무도 없고 우리..

일상 2025.01.26

아내의 예술

한 달포 병원생활로 바보를 만들어 온 탓인가병원에서 퇴원을 하고보니 내집이 내집같지도 않고 내동네가 온통 낯설다아내는 생각없이 뭔가 열심히 예술을 하고있는데 물어보니 제법 아름다운 매화를 그려내고 있는 중이다그리고 있는 매화보다 더 아름다운 예술가의 모습에 살짝 카메라를 들이대고 여러 각도에서 감상을 하는 중이다.아름답다. ~그동안 잊고 살았던 아내의 아름다움이 어찌 꽃이나 보석 따위에 견줄 수 있으랴이렇듯 집중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손을 잡고 서둘러 데이트에 나섰다. 진해구 자은동의 새동네 풍경이 이처럼 아름다운데 그냥 지나칠 수 있나?기념으로 한 장! 낙낙장송보다 더 높은 건물의 위엄에 약간 위압감이 느껴진다.산책에서 돌아오기 바쁘게 작업에 몰두하는 모습이 숭고하기까지 하다면 좀 머시기 하긴 하다언제 ..

흙냄새 땀냄새 2025.01.24

묵지마을

올들어 가장 춥다는 일기예보에 이불을 뒤집어 쓰고 여늬 환자들처럼 게으름에 겨워 누웠다가 이러면 안되지..병원에서 주는 점심을 얻어먹고 완전무장을 한다.매일 빠지지 말고 걷는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병원측의 권고로 주변을 걷기로 한 것이다. 목표는 동전고개, 멀지않은 길이지만 약간의 오르막길에 바람이 좀 차가운 길이다.그동안 게으름과 나태함을 반성도 할 겸 추위와 한 번 맞서보는 것이다.오늘은 작심하고 블로그에 올릴 사진을 좀 찍고 오리라 . 오르는데 맨 먼저 잡히는 게 왕벌집이다때에 맞춰 보이는 저 건너 남향 집들이 따스하게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구나. 참 그 동네 따시겠다.오르면서 보이는 확 트인 시야를 열고 당겨보니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들이 아늑하고 정겹다.아직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마을이지만 ..

일상 2025.01.09

2025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모음

2025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모음                                         2025 중앙신춘시조상 평원을 달린다/김보선 벽지의 끝을 잡고 평원을 내달린다묽어진 시간 앞에 말의 고삐 당길 때푸른 숲 하나가 되어 펼쳐지는 문양들 천정에 붙인 하늘 뜨겁게 달아올라폭염을 덧바르는 대형 단지 아파트 안말라간 풀이 살아나 층층마다 우거진다 초원이 사라질까 손이 바쁜 초보 사원짙푸른 날을 향해 삼킨 말 쓸어내며힘차게 갈기를 세워 높은 곳을 오른다  당선소감-“시조=금조 새기며 더 정진하겠다”올여름 연일 높은 습도의 영향으로 폭염이 지속되는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더위 때문만은 아니었는데 여름 내내 꼼짝할 수가 없었습니다. 잠시만 다른 데로 정신을 팔면 시조의 말은 저만큼 달아나 있고, ..

시조 모음 2025.01.06

2025 신춘문예 시 당선작 모음

2025 신춘문예 시 당산작 모음 2025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장희수 씨기쁘지만 겁도 난다면 배부른 소릴까요. 그래도 배고픈 것보단 나은 거겠죠? 당선 소식에 광막해지는 기분입니다. 이제부턴 네 글을 읽는 게 누군지 모를 수도 있어, 말하는 것 같았거든요. 그 이제가 지금이고요. 99.99%의 확률로 나는 당신이 누군지 모릅니다. 그래서 아무나 붙잡고 말해볼 겁니다. 읽어줘서 고마워요. 나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한때는 천재로 불리는 사람들을 부러워했어요. 일필휘지, 촌철살인, 영감과 미문. 근데 따라 해 봐도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나는 바보다 생각하고 쓰기로 합니다. 나는 제일의 바보다. 놓으면 놓아지는 두루마리 휴지처럼, 잡으면 잡힌다는 푸른발부비새처럼. 너무 무지해서, 누군가를 미워..

신춘문예 2025.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