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층이 선정한 올해의 좋은시 best 10>-운지법/박해람 <다층이 선정한 올해의 좋은시 best 10> 운지법/박해람 울음의 밖에 혼자 서있는 흐느낌을 본 적이 있다. 한참동안 울음을 달래던 그 흐느낌 울음을 틀어막는데 몇 채의 구름보기를 사용했다 손가락에서 나올 수 있는 말들이란 뻔히 알고 있는 것들이지만 열 개의 손가락을 다 .. 좋은시 다시보기 2012.01.25
<다층이 선정한 올해의 좋은시 best 10>-그리고 바다 끝에서부터 물이 들어온다/이 원 <다층이 선정한 올해의 좋은시 best 10> 그리고 바다 끝에서부터 물이 들어온다/이 원 팔월과 시월 사이 사과가 익는다 접시 위에 칼을 놓는다 창에 얼굴이 반만 나타난다 바다와 나란히 비행기가 지나간다 허공은 목구멍을 사과 속에 벗어 두고 나온다 유방들의 둘레가 헐렁해.. 좋은시 다시보기 2012.01.25
<다층이 선정한 올해의 좋은시 best 10>-강변북로 / 강인한 <다층이 선정한 올해의 좋은시 best 10> 강변북로 / 강인한 내 가슴의 동쪽에서 서쪽으로 달이 지나갔다. 강물을 일으켜 붓을 세운 저 달의 운필은 한 생을 적시고도 남으리. 이따금 새들이 떼 지어 강을 물고 날다가 힘에 부치고 꽃노을에 눈이 부셔 떨구고 갈 때가 많았다. 그리.. 좋은시 다시보기 2012.01.25
[스크랩] 그 고요에 드난살다 (외 2편) / 오태환 그 고요에 드난살다 (외 2편) 오태환 고요에 드난사는 건 나뿐이 아니지 싶다 곰비임비 헛발질이나 하면서, 순흘림체로 물색없이 지저귀어 쌓는 무너밋골 소쩍새도 매한가지다 잘 마른 유기鍮器나 마블링이 근사한 꽃등심, 아니면 화려한 진사辰砂 때깔로 숨어 지내다가, 생각나.. 좋은시 다시보기 2011.12.23
[스크랩] 귓가에 詩 울림_ 유승도의 「산마을엔 보름달이 뜨잖니」/ 박성우 귓가에 詩 울림_ 유승도의 「산마을엔 보름달이 뜨잖니」/ 박성우 산마을엔 보름달이 뜨잖니 유승도 봐라, 저 달 표면을 기어가는 가재가 보이잖니? 빛이 맑으니 구름도 슬슬 비켜가잖니 가볍게 가볍게 떠오르잖니 저기 어디 탐욕이 서려 있고, 피가 흐르고 있니? 그저 은은한 미.. 좋은시 다시보기 2011.11.29
벌초, 하지 말걸/유안진 벌초, 하지 말걸 /유안진 떼풀 사이사이 패랭이 개밥풀 도깨비바늘들 방아깨비 풀여치 귀뚜라미 찌르레기 소리도 그치지 않았는데 살과 뼈 녹여 키우셨을 텐데 다 쫓아 버렸구나 어머니 혼자 적적하시겠구나 -시집 『 둥근 세모꼴 』,《서정시학 》 엔솔리지 계간 『 시하늘 』, .. 좋은시 다시보기 2011.11.03
[스크랩] 『시읽기 』외출을 벗다 외출을 벗다 장요원 한낮의 외출에서 돌아가는 나무들의 모습이 어둑하다 탄력에서 벗어난 하반신이 의자에 걸쳐 있고 허공 한쪽을 돌리면 촘촘했던 어둠들, 제 몸쪽으로 달라붙는다 의자의 각을 입고 있는 외출 올올이 角의 면을 베꼈을 것이다 이 헐렁한 停留의 한 때와 푹신함이 나는 좋다 실수를 .. 좋은시 다시보기 2011.10.19
존 테일러의 구멍 난 자루 / 송찬호 존 테일러의 구멍 난 자루 / 송찬호 아무도 지켜보는 이 없이, 그 자루의 옆구리에 난 총알구멍으로 존 테일러의 부유한 피와 살이 모두 빠져나가는 데 걸린 시간은 채 다섯 달이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존 테일러의 마지막 시간이 꼭 쓸쓸했던 것만은 아니다 '천국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는 호스피스 .. 좋은시 다시보기 2011.07.27
칼질 外/여정 칼질 外/여정 나는 그녀의 손을 거머쥐고 지하 레스토랑으로 들어간다 나는 돈까스, 그녀는 비후까스 메뉴판이 우리를 조금 갈라놓는다 하지만, 우리는 똑같이 수프를 떠먹는다 나는 돈까스, 그녀는 비후까스 수프를 담았던 빈 접시가 우리를 조금 더 갈라놓는다 나는 돈까스 위에 그녀를 살짝 올려놓.. 좋은시 다시보기 2011.07.27
알약들이 녹는다는 것/김지녀 알약들이 녹는다는 것/김지녀 창문들이 내 주위를 빙빙 돌며 휘파람을 분다 신사 숙녀 여러분, 밤이 돌아왔습니다 복도를 지나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이 밤의 병명은 무엇입니까 잠깐 자고 일어나 침대에 걸터앉아 길게 하품을 하는 나의 입속은 한겨울 비닐하우스처럼 후덥지근해 쫄쫄쫄 .. 좋은시 다시보기 2011.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