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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사(우리절) 숲속 나들이길 맨발걷기

우리절 성주사에 이유도 없이 발을 끊은지 수삼년, 이제는 남의절이 돼버린 성주사.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평안해지는 나의 안식처였건만 ...성주사 계곡에 맨발걷기를 하고 온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운동삼아 찾게 된 성주사 계곡엔 잘 닦여진 숲속 나들이길과 황토로 단장한 맨발걷기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었다. 2,4KM에 달하는 숲속 나들이 길을 한바퀴 돌아서 내려오니 얼마나 뿌듯한지 "날마다 여기 와서 힐링하리라" 고 다짐을 하게 된다.아울러 성주사 경내로 들어서니 모두들 초파일 행사 준비에 분주한 차림들이다. 지난 날 초파일 준비가 한창일 때 도반들과 함께 울력하던 추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그동안 새로운 전각들이 들어서고 옮기고 새롭게 단장한 모습이 금방 봐도 알 수 있겠다. 모두들 애쓴 흔적들이 역..

흙냄새 땀냄새 2024.04.24

2024년 신춘문예 시 당선작 모음

2024,신춘문예 시 당선작 모음 2024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take/김유수 쓰레기를 줍는다 나는 쓰레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나가는 그것이 나를 쓰레기라 불렀다 쓰레기를 입고 거리를 활보했다 추운 거리를 그것이 배회하고 있었다 지나가는 그것의 입 속은 차갑다 지나가는 그것의 입술은 아름다웠다 지나가는 그것의 코트가 차갑다 쓰레기와의 동일시는 어떻게 줍는 것일까 너는 왜 나처럼 쓰레기를 줍지 않을까 어떤 부부가 예쁜 쓰레기를 주워 간다 어떤 직장인이 따분한 쓰레기를 주워 간다 어떤 시인이 터무니없는 쓰레기를 주워 간다 그러한 쓰레기의 용도는 내가 입을 수 없는 옷이었다 지나가는 그것이 코를 틀어막고 간다 지나가는 그것이 눈을 질끈 감고 간다 지나가는 그것이 옷을 건네주고 간다 지나가는 그것을 코트..

신춘문예 2024.01.31

2024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달로 가는 나무 / 김문자 달의 범람으로 하늘의 문이 열리면서 땅은 다섯 개의 줄기로 자라는 은행나무의 품이 되었다 보름달 상현달 하현달 초승달 그믐달을 키우는 인천 장수동 사적 562*번 800년 된 은행나무 처음부터 약성이 쓴 뿌리에서 시작되었다 오래된 나무는 달에서 왔다 달이 몸을 바꿀 때마다 은행나무의 수화는 빠르다 전하지 못한 말들은 툭 떨어지거나 노랗게 익어갔다 은행나무는 자라면서 달의 말을 하고 은행나무 이야기를 듣고 자란 아이들은 바닷물이 해안까지 차오르는 슈퍼 문일 때 남자는 눈을 감고 여자는 입술이 파르르 떨린다고 한다 오래된 나무의 우듬지는 800년 동안 달로 가고 있다 소래산 성주산 관모산 거마산을 거느린 장수동 은행나무 달빛이 은행나무 꼭짓점을 더듬는 농도 짙은 포즈 은행나무는 품..

신춘문예 2024.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