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신용목의 「돌 던지는 生」감상 / 권혁웅 신용목의 「돌 던지는 生」감상 / 권혁웅 돌 던지는 生 신용목 (1974~ ) 돌 하나 집어넣어도 짧게 몸, 열었다 금방 닫는 강물 말 없다―비명이 갇힌 푸른 멍 (지난겨울 등에 찍힌 도끼자국은 어디에 숨겼는가) 나그네처럼 발목 검게 적시고 선 나루, 사랑했고 사랑하며 사랑할 일들이 던지는 팔매마다 가.. 좋은시 다시보기 2011.07.15
[스크랩] 문태준의 「서리」감상 / 권혁웅 문태준의 「서리」감상 / 권혁웅 서리 문태준 (1970~ ) 겨울 찬 하늘 한 켜 살껍질을 누가 벗겼나 어느 영혼이 지난 밤 꽃살문 같은 꿈을 꾸었나 갓 바른 문풍지 같고 공기로만 빚은 동천산(産) 첫물 사락사락 조리로 쌀을 이는 소리가 난다 -------------------------------------------------------------------------------------.. 좋은시 다시보기 2011.07.15
[스크랩] 신현정의 「이사」감상 / 권혁웅 신현정의 「이사」감상 / 권혁웅 이사 신현정(1948~2009) 나 이사를 많이 하였다 이제 한 번 더 집을 이사해야 할 일이 남았다며는 달팽이집으로 가려고 한다 달팽이집에 기거하면서 더듬이를 앞장 세워 깃발들 느릿느릿 지나가게 하고 길가에 나무들 느릿느릿 지나가게 하고 초록을 느릿느릿 지나가게 .. 좋은시 다시보기 2011.07.15
생두부를 먹을 때면/이향아 생두부를 먹을 때면/이향아 생두부를 먹을 때면 지금 막 출감하는 사람처럼 어지럽다 갇혀 지낸 옥중의 나날과 더 채워야 할 징역살이를 생각하고 나를 돌려세운 문밖의 사람들을 생각한다 높은 벼랑 뛰어내려 쾌청한 날씨 휘청거리며 걸어도 예삿일은 아니다 내가 먹는 두부는 콩을 갈아서 가라앉힌.. 좋은시 다시보기 2011.07.11
손톱/이대흠 손톱/이대흠 자유에 대해 말한다면 손톱만큼 치열한 경우도 없다 나에게 처음으로 죽음을 가르쳐준 그것은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뱃머리 같은 것 수평선 너머로 사라진 배의 행방을 알 수 없듯 나는 잘려나간 손톱이 간 곳을 모른다 한 때는 호미 날이 되어 풀을 매고 아이의 손가락에 박힌 가시를 뽑.. 좋은시 다시보기 2011.07.11
어머니 생각/이시영 어머니 생각/이시영 어머니 앓아누워 도로 아기 되셨을 때 우리 부부 외출할 때나 출근할 때 문간방 안쪽 문고리에 어머니 손목 묶어두고 나갔네 우리 어머니 빈집에 갇혀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돌아와 문 앞에서 쓸어내렸던 수많은 가슴들이여 아가 아가 우리 아가 자장자장 우리 아가 나 자장가 불러.. 좋은시 다시보기 2011.07.11
한 잎의 여자 / 오규원 한 잎의 여자1 / 오규원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 좋은시 다시보기 2011.07.10
[스크랩] 강인한의 「어린 왕자」감상 / 서대선, 강인한 강인한의 「어린 왕자」감상 / 서대선, 강인한 어린 왕자 강인한 내 어린 날의 몽당 크레용을 주세요. 까실까실한 흰 빛 도화지에 나를 그리고 싶어요. 밤 검은 산에서 혼자 돌아오던 아홉 살의 보랏빛 산길을 비 갠 날 거미줄에 걸리어 잉잉거리던 방울 무지개와 연잎에 돌돌거리는 누나 고운 눈빛이.. 좋은시 다시보기 2011.07.07
[스크랩] 이기인의 「시래기」감상 / 권혁웅 이기인의 「시래기」감상 / 권혁웅 시래기 이기인(1967~ ) 졸린 눈으로 한숨을 쉬는 시래기가 벽에 걸려 있다 그의 영혼은 일을 하러 나갔다 저녁 늦게 집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그의 등뼈는 집으로 돌아와 시름시름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다 아직도 벽에 걸쳐놓은 굵은 손을 놓을 수가 없다고 말한다 작.. 좋은시 다시보기 2011.07.07
[스크랩] 김신용의 「넙치의 시」감상 / 권혁웅 김신용의 「넙치의 시」감상 / 권혁웅 넙치의 시(詩) 김신용(1945~ ) 거대한 바다의 무게에 짓눌려 납작해져 버린, 이제 얕은 물에 담가놓아도 부풀어 오를 줄 모르는 넙치여, 억눌리고 억눌려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른 내장을 삼키고 삼켜, 그만 뒤통수까지 밀려난 눈으로 넙치여, 가슴에 지워지지 않는 .. 좋은시 다시보기 2011.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