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2012 제4회 천강문학상 대상 수상작 / 우수상 2편 밤 외출 / 최은묵 문 없는 방 이 독특한 공간에서 밤마다 나는 벽에 문을 그린다 손잡이를 당기면 벽이 열리고 밖은 아직 까만 평면 입구부터 길을 만들어 떠나는 한밤의 외출이다 밤에만 살아 움직이는 길이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은 문을 닫고 잠들었다 나도 엄마 등에서 잠든 적이 많.. 시 모음 2015.03.29
제4회 시산맥작품상 수상작 -땅의 문/최은묵 제4회 시산맥작품상 수상작 땅의 문/최은묵 터진 신발 밑창에서 땅과 연결된 문을 발견했다 발을 움직이자 나무뿌리 틈으로 소리들이 흘러나왔다 발가락에 힘을 주고 지냈으니 눌린 것들의 소란은 도무지 위로 오르 지 못했던 거다 나무 밑동이 전해주는 야사(野史)나, 자식들 몰래 내뱉.. 시 모음 2015.03.28
[스크랩] 제4회 시산맥작품상 수상작품 땅의 문/최은묵 시인 땅의 문 터진 신발 밑창에서 땅과 연결된 문을 발견했다 발을 움직이자 나무뿌리 틈으로 소리들이 흘러나왔다 발가락에 힘을 주고 지냈으니 눌린 것들의 소란은 도무지 위로 오르 지 못했던 거다 나무 밑동이 전해주는 야사(野史)나, 자식들 몰래 내뱉는 어머니의 한숨, 대개 이런 소리들.. 시 모음 2015.03.28
제9회 수주문학상대상작 (2007년) 제9회 수주문학상대상작 구두를 벗다 / 최은묵 수염은 뭔가 말을 하려고 밤새 입 주변에서 자랐다 아이는 면도기 속에 수염을 먹고 사는 곤충이 살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면도기 보호망 속에서 먼저 살았던 부스러기들을 털어낸다 어제 짐을 싸던 손에 청하던 김 과장의 악수는 어색했고, .. 시 모음 2015.03.28
[스크랩] **[시있는 아침]박정대-디베르티멘토** 디베르티멘토 ○박정대○ 창가에 앉아 있는 반가사유상을 보면 발바닥을 간질이고 싶어진다. 생각을 너무 골똘히 하니 뒤통수에 뿔이 돋지 어두워지는 창가에 앉아 반가사유상 흉내를 내다 보면 발바닥이 근질근질해진다. 아 누가 내 발바닥을 좀 간질여다오 술 마시고픈 저녁이다. 갸.. 시 모음 2014.12.02
카프카의 개 (외 2편) / 박우담 카프카의 개 (외 2편) / 박우담 여인은 햇살을 쓰고 애완용 개는 파라솔을 쓰고 건널목은 스위치를 거머쥐고 붉고 푸른 길을 만들고 헐렁하게 개가 여인을 데리고 건너간다 개의 두개골에 저장된 소리는 꽃잎이었다가 이파리였다가 여인의 절정이었다가 다시 꼬리를 흔드는 의성어가 된다.. 시 모음 2014.11.08
속. 반가사유/이외수 속. 반가사유/이외수 이제는 눈이 와도 행여 지나가는 여자와 눈 맞을 일도 없고 우라질 놈의 칼바람 멱살을 잡아 흔드는 거리 그날 따라 너무 낯설어 버릇처럼 땡전 한푼 없이 문을 밀고 들어선 방석집 미아리 눈물 고개 님이 넘던 이별 고개 청승으로 한숨으로 몇 겹씩 밤이 깊었네 작부.. 시 모음 2014.02.06
[스크랩] <반가사유> 詩모음 반가: 반가부좌의 준말/ '오른발은 왼쪽 허벅다리 위에 얹고, 왼발은 오른쪽 무릎 밑에 넣고 앉는 좌선법(坐禪法)의 한 가지'사유상/'생각하는 상' 즉 '생각하는 사람의 모습' 반가/사유/반가한 체로 사유하는 상시간과 공간/이러한 것들은 물거품과 같은 것이어서 집착하지 말라 깨우침으.. 시 모음 2014.02.06
계단의 변명/박해람 계단의 변명/박해람 계단 중간쯤에 죽어 있는 새, 바글거리며 육탈 중인 징그러운 문이다 구름의 하류가 키우는 모든 계단들의 변명엔 반드시 날아오르는 것들의 깃털이 있다. 모의(謨議)를 열어놓고 있는 익접(翼摺) 누군가 먼저 저 쪽에서 문을 열 때까지 계단에 앉아 기다리는데 아이.. 시 모음 2014.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