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교시모음 강은교 詩 작가소개 1.<사 랑 법>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그대 살 속의 오래 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강물과 누워있는 누워있는 구름, 결코 .. 시 모음 2006.09.17
순금/정진규. 물을 건너다가/이성선 시분석 - 純金 순금 우리집에 도둑이 들었다 손님께서 다녀가셨다고 아내는 말했다 나의 금거북이와 금열쇠를 가져가느라고 온통 온 집안을 들쑤셔놓은 채로 돌아갔다 아내는 손님이라고 했고 다녀가셨다고 말했다 놀라운 秘方이다 나도 얼른 다른 생각이 끼여들지 못하게 잘하셨다고 말했다 조금 .. 시 모음 2006.09.15
[스크랩] 수문 양반 왕자지 / 이대흠 수문 양반 왕자지 / 이대흠 예순 넘어 한글 배운 수문댁 몇 달 지나자 도로 표지판쯤은 제법 읽었는데 자응 자응 했던 것을 장흥 장흥 읽게 되고 과냥 과냥 했던 것을 광양 광양 하게 되고 광주 광주 서울 서울 다 읽게 됐는데 새로 읽게 된 말이랑 이제껏 했던 말이랑 통 달라서 말 따로 생각 따로 머리 .. 시 모음 2006.08.31
저녁/김근 저녁 -김근 푸른 몸의 사내 위를 걷고 있었다 푸른 발바닥을 지나 푸른 무르팍 푸른 음모와 푸른 성기를 지나 푸른 배꼽 푸른 젖꼭지 푸른 입술 푸른 콧잔등 푸른 눈썹과 푸른 눈동자 헝클어진 푸른 머리카락 사내의 푸른 성기가 푸른 정액을 뿜어 올렸다 대기에 번지는 비릿하고 푸른 냄새 푸른 냄새.. 시 모음 2006.08.31
[스크랩] 토마토 / 마경덕 토마토 / 마경덕 마당귀에 심은 토마토 한 그루 눈만 마주쳐도 덜컥 애가 선다 간짓대 같은 몸뚱이 쇠불알만한 새끼를 치렁치렁 달고 다시 입덧을 하는 토마토 누릇누릇 머리가 쇠고 허리가 휘었다 차마 놓을 수 없는 것들 버리지 못할 것들 안고 업고 작대기 하나로 버티는 토마토 또 만삭이다 저 무.. 시 모음 2006.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