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눈이 생겼다는 거지/ 장옥관
그래, 꽃눈이 생겼다는 거지
함부로 몸을 만지지 말라는 거지 초경의 딸아이가 껴안으려는 나를 한사코 밀어낸다
그래, 열 두살이라면
고치를 만들고도 남을 나이
늘 열어놓던 방문도 자주 닫히고
눈에 띠게 말수가 줄어들었다 보지는 않았지만 일기장 두께가 두꺼워지고 있으리라
지난 달에 전화요금이 두 배로 늘었다
늦은 밤 문틈으로 새어나오는
라디오 소리
공명통 같은 고치속에서
콧등에 난 수두같은 네 몫의 시간을 너는 맨발로 건너가고 있으리라
누구도 손 뻗어 거둘 수 없는 어둠이기에
팔짱 낀 시간 견딜 수밖에 없겠으나
며칠 째 굳게 닫혀 있는 고치속이 하 궁금해
들여다보니 아뿔사,
금성 라디오 잎에 엎드려 졸고 있는 중학생 나를 걱정스레 지켜보던
어머니가 거기 앉아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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