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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인가 쓴 글을 어느 분이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있던 글을 어느 귀한 분이 블로그에 올려놓아 퍼왔습니다. 해설까지 곁들여서...^^ 감회가 새롭네요. /김 륭
바람이 불면 훌쩍, 어디론가 꽃잎처럼 날아 갈 것 같은 작은 간이역. 화장실에 간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낡은 여행용 가방 하나 지퍼가 반쯤 열려있다. 짧게는 10년 길게는 100년이 흐른 후 주인이 나타난다. 지퍼가 열려있었다는 걸 그제야 발견했다는 듯 서둘러 가방을 들고 성큼성큼 개찰구를 빠져나가는 주인 그러고 보니 얼굴이 없다. 어쩌겠는가. 낡은 여행용 가방 하나로 들려가는 나를....., 그리고 당신을......,
그 주인에게는 얼굴이 없단다. 여행용 가방에 실려가는 우리들은 얼굴이 없단다.. 수천년, 수만년, 어쩜 수십만년의 인간의 역사의 수평선 상에 우리는 하나의 점에 불과하겠지. 그래서 누구도 우리를 기억하지 못할테니까. 하지만, 점들이 모여서 선이 되고, 선들이 모여 면이 되고, 면들이 모여 공간이 되고, 그 곳에 시간이 부가되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구도로 세상이 만들어졌잖아. 개개인의 삶은 가장 기초적 점에 불과하지만, 그 점들이 모여 인간의 역사가 되는거야.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삶 속에서 사랑하고 기뻐하고 행복하게 정의롭게 살아가야 한다는 거야. 그러고 나면, 우리의 삶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작은 역사가 되는 거니까. 이런 작은 역사 속에서 우리의 얼굴은 잃어버리지 말고 살아야 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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