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식 / 김왕노
불 들어갑니다. 나오세요. 누가 이렇게 외치며 이 세상
밖에서 우리를 부르고 있는 것 같아
삶도 하나의 다비식, 목숨을 태우는 일
불 들어갑니다. 나오세요. 누가 이렇게 외치며 내 생의
변두리에서 울부짖는 것 같아
오늘도 뜨거웠던 하루 분의 목숨은 타서 어둠이 되고
내 안에서 사리같이 여물어 단단한 것은 그리움 몇과
사랑도 하나의 다비식, 목숨을 태우는 일
불 들어갑니다. 제발 나오세요. 불 들어갑니다. 제발 나
오세요. 누가 저 어두운 거리에서 부르고 있는 것 같아
자꾸 불러도
사랑 외에 목숨을 태워야 할 일이 이 세상 어디에 또 있
을까?
사랑이 탄 흔적 위에 남겨진 영롱한 눈물 몇과
시집/ 말달리자 아버지(천년의 시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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