直指

무비스님의 直指<120■ 남양혜충 국사②- 옛 부처, ■ 몽산도명-본래면목

시치 2011. 4. 16. 16:01
무비스님의 直指<120〉■ 남양혜충 국사② - 옛 부처, ■ 몽산도명 선사 - 본래면목|* 直指 연재(불교신문)
文殊法供養會 | 조회 68 |추천 0 |2010.12.25. 07:56 http://cafe.daum.net/yumhwasil/8ROv/123 

〈120〉남양혜충 국사 ② - 옛 부처

“기왓장과 조약돌이 바로 부처님 마음”

 


忠國師 因僧問 如何是古佛心 師曰 墻壁瓦礫

[如云 墻壁瓦礫 皆有佛性 /백운]

 

남양혜충 국사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옛 부처의 마음입니까?”

혜충 국사가 말씀하였다.

“담장의 기왓장과 조약돌이니라.”

[예컨대 담장의 기왓장과 자갈이 모두 불성이 있다고 한 것이다.]

흔하고 천해서 발길에 체이는 것

“옛 부처의 마음 즉 고불심이라”

 

해설 : 고불심(古佛心). 선불교의 용어 중에 어쩌면 가장 고준하고 순수하고 빼어난 말이리라. 그래서 어지간한 선지식은 쉬이 넘보지 못하는 세계이리라. 그런데 남양혜충 국사는 그것을 질문한 사람에게 가장 흔하고 천해서 발길에 채이는 물건을 들어서 그것이 옛 부처의 마음, 즉 고불심(古佛心)이라고 하였다. 숨이 막혀 기절할 것 같은 만고의 명언이며,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비수다. 이와 같은 말씀에 죽었던 사람이 살아나서 눈을 뜨거나, 살아있는 사람이 숨이 막혀 기절하거나 할 것이다. 그도 저도 아니라면 담장의 기왓장과 조약돌이다.

 

■ 몽산도명 선사 - 본래면목

 

道明和尙 自黃梅 逐盧行者 至大庾嶺 及行者 擲衣鉢於石上 曰此衣表信 可力爭耶 任公將去 明擧之不動 乃曰 我爲法來 非爲衣鉢 願行者開示 行者乃令坐石上冥心 因語之曰 汝不思善不思惡 正當伊時 那是明上座 本來面目 明於言下大悟 通身汗流 泣而去

 

도명 화상이 황매산으로부터 노 행자를 쫓아가서 대유령에 이르렀다. 행자가 가사와 발우를 돌 위에 던져두고 말하였다. “이 가사는 믿음을 표하는 것이다. 힘으로 다툴 수가 있겠는가? 그대가 가져가려거든 가져가거라.”

도명 화상이 들어도 움직이지 않거늘 이에 말하였다. “나는 법을 위해서 온 것이요, 가사와 발우를 위해서 온 것이 아니니라. 원컨대 행자는 법을 가르쳐 보이소서.”

행자가 이에 돌 위에 앉아 마음을 고요하게하고 말씀하였다. “그대는 선도 생각하지 말고 악도 생각하지 말라. 바로 이러한 때에 어느 것이 도명 상좌의 본래면목인가?”

도명 상좌가 그 말을 듣고 크게 깨달아서 온 몸에서 땀이 흐르고 울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해설 : 육조단경을 통해서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노 행자는 일찍이 노모를 모시고 살면서 나무를 해다 팔아서 어렵게 살아가는 처지였다. 어느 날 어떤 여관집에 나무를 져다주고 나오다가 어떤 나그네가 금강경 읽는 소리를 듣고 깨달았다. 그리고 그 나그네의 안내로 황매산의 5조 홍인 선사의 회상에 가서 출가하였다. 8개월의 행자생활을 마치고 한 밤중에 남몰래 홍인 선사의 법과 가사와 발우를 전수 받아서 떠나왔다. 아침에 그 사실을 알게 된 황매산의 대중들은 노 행자가 가지고 간 가사와 발우를 빼앗으려고 모두 나서서 찾았는데 장군출신인 도명 화상이 제일 먼저 달려와서 노 행자를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주고받은 대화이다.

노 행자는 가사와 발우를 바위 위에 올려놓았지만 진실한 법을 위해 출가하여 수행하다가 이러한 일을 겪게 된 도명 화상은 차마 힘으로 빼앗아 갈 마음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법을 청하게 되었다. 노 행자는 도를 깨닫고 나서 처음으로 한 사람을 위해 최상승법을 설하게 되었다. 곧 “그대는 선도 생각하지 말고 악도 생각하지 말라. 바로 이러한 때에 어느 것이 도명 상좌의 본래면목인가?”라는 유명한 법문이다.

이 한마디의 말은 선불교의 근본사상이 무엇인가를 결정짓는 법어이다. 법이란 선악을 초월한 것이며 선악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경지라는 의미이다. 세상사 모든 것은 너와 나, 선과 악, 옳고 그름, 부처와 중생, 성인과 범부 등등의 상대적 관계로 이뤄져 있다. 그러나 궁극의 법이란 그와 같은 상대적 관계가 아니다. 상대적 관계를 초월한 것이며 상반되는 상대들을 모두 수용하는 경지이다. 거기에 진정한 사람 사람의 참 생명이 존재하고 활발발하게 살아있는 것이다. 그 사실에 눈을 뜬 도명 화상은 곧 바로 크게 깨달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