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규의 시론(17) - 낱말로 쓰기와 어절로 쓰기 정진규의 시론(17) - 낱말로 쓰기와 어절로 쓰기 File : --> By 흰 달빛/자하문//달안개/물소리//대웅전/큰 보살//바람소리/솔소리//범영루/뜬 그림자//흐는히/젖는데//흰 달빛/자하문//바람소리/물소리 목월의 잘 알려진 [불국사]다. <흐는히/젖는데>만을 제외하고는 모든 행과 연이 명사, 체언으로 끝나.. 정진규 시론 2007.10.28
정진규의 시론(16) - 산문과 산문시 정진규의 시론(16) - 산문과 산문시 File : --> By 산문과 산문시를 구별할 수 없도록 나를 아름다운 혼미 속에 빠뜨린(<아름다운>이란 말이 <혼미>라는 말 앞에 자연스럽게 놓일 수 있었던 것은 그 혼미 자체가 나를 깊게 감동시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썩 뛰어난 산문을, 그것도 소설이라는 장르로.. 정진규 시론 2007.10.22
정진규의 시론(15) - 말씹터진 암말들 정진규의 시론(15) - 말씹터진 암말들 File : --> By 오늘은 활과 활통을 메고 나가/무르팍이 시리도록 달려보기/아주 좋은 날이구나./암소 울음소리 내는 냇물가 숲 속으로/햇빛을 쏘아 꽃봉오리를 터뜨리기/아주 좋은 하루구나./태양의 화살촉 저토록 무궁무진하고/눈부심 온천지 가득하니/저 들판 잠자.. 정진규 시론 2007.10.22
정진규의 시론(14) - 우파니샤드 정진규의 시론(14) - 우파니샤드 File : --> By 최근 한 젊은 시인은 <남은 빵의 가치를 가장 깊이 알고 있는 조난자처럼 마지막 한 뼘의 삶에 내기를 걸>듯 그렇게 우파니샤드에 매달려 있다가(그렇게 그의 아트만은, 그의 가시적인 육체는 소멸의 끝까지 와 있었다.) 끝내 이승을 하직했고, 성숙기에 .. 정진규 시론 2007.10.22
정진규의 시론(13) - 산시 刪詩 정진규의 시론(13) - 산시 刪詩 File : --> By <산시刪詩>라는 말이 있다. 좋은 시를 골라 제자리에 앉혀 한 권의 책으로 엮는 일을 뜻하는 말이리라. 아마도 이 말은 그러한 일을 최초로 해 냈던 것으로 보이는 저 공부자孔夫子의 『시경』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공부자께서 .. 정진규 시론 2007.10.22
정진규의 시론(12) - 쉬운 시 정진규의 시론(12) - 쉬운 시 File : --> By 파고다 공원에 갔지 비오는 일요일 오후 늙은 색소폰 연주자가 온몸으로 두만강 푸른 물을 불어 대고 있었어 출렁출렁 모여든 사람들 그 푸른 물 속에 섞이고 있었지 두 손을 꼭 쥐고 나는 푸른 물이 쏟아져 나오는 색소폰의 주둥이 그 깊은 샘을 바라보았지 백두.. 정진규 시론 2007.10.21
정진규의 시론(11) - 욕망하는 기계, 또는 도구 정진규의 시론(11) - 욕망하는 기계, 또는 도구 File : --> By 나는 최근 한 외국문학자가 번역한 독일작가 하이너 뮐러(Heiner Muller, 1929~)의 연극 텍스트 ■햄릿 기계■의 한 대목과 김언희의 첫 시집 ■트렁크■(세계사, 1995. 9. 1.) 속의 시편들을 거의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읽었다. 우선 섬뜩했다. 이건 .. 정진규 시론 2007.10.21
정진규의 시론(10) - 음유시 정진규의 시론(10) - 음유시 File : --> By 『현대시학』의 기획사업인 <인접 예술과의 만남> 그 두 번째 자리가 <스페인, 중남미 음유시에의 초대-스무 개의 사랑의 시와 하나의 절망의 노래>란 이름으로 마련되고 있다. 물론 그 자리에선 네루다의 시도 불려지고 낭송되겠지만 음유시가 케케묵은 .. 정진규 시론 2007.10.21
정진규의 시론(9) - 낭미초 狼尾草 정진규의 시론(9) - 낭미초 狼尾草 File : --> By 가끔씩 그 먼 곳에서 전화를 주기도 하고 내가 걸기도 하면서 서로의 내면과 근황을 염탐(그가 내게 보여 주지 않은 대목에 나는 많이 기대고 있다. 그도 그럴까.)하고 있기야 하지만, 지금 멀리 강원도 오지에 가 있는 오규원의 안부가 늘 궁금하다. 하지만 .. 정진규 시론 2007.10.21
정진규의 시론(8) - 봉인된 시간 정진규의 시론(8) - 봉인된 시간 File : --> By 봉인된 시간의 벽에 시의 사닥다리를 걸쳐 놓고 그 아슬한 꼭대기에 서서 한 조각 별밭 하늘 쏟아질 구멍을 뚫기 위해 옹이 박힌 손으로 내리치는 그대의 망치 소리 지금도 들린다 납뚜껑 같은 하늘을 깨뜨리고 부자유의 이마에 징 박는 노여움 예술가는 그 .. 정진규 시론 2007.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