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냄새 땀냄새

몸의 현주소

시치 2024. 11. 15. 16:48

 

국가보훈부 발신 택배가 왔다.

 

월남전 참전 60주년을 계기로 하여 살아있는 참전 유공자들에게 주는 선물, 이미 1년여 전에 접수를 받고 제작 배부하는 [월남 참전 유공자 명예로운 제복]이다.

 

이제 와서 명예롭다 거나 고답다 하는 느낌도 없이 그냥 주니까 받는, 그런 선물이다.

이 제복을 입고 언제 어느 행사에 참여한다거나 외출을 하게 될런지도 알 수 없는 일이겠고 더욱이 이 옷에 대한 애착이 얼마만큼이나 있을런지는 한 번 생각을 해봐야겠지만 우선 내 몸에 맞는지 어떤지는 입어봐야 할 것이다.

우선 하의를 끼워보니 그런대로 그냥 입을 수 있겠는데 상의는 너무 타이트하다.

1년 전쯤인가 전화로 몸의 칫수를 상담할 때보다 한 칫수 정도 더 몸이 불어난 것이다. 알게 모르게 조금씩 불어나는 몸피를 이젠 옷의 칫수에 맞춰야 한다는 아내의 핀잔을 받아 들여야 할 시점이 온 것이다. 몸에서 군살을 빼고 적당한 체중과 유연한 동작을 유지하는 것이야 말로 백세시대를 대처해가는 노년의 지혜가 될 터

 

그러고 보니 지난 60년 동안 우리는 수시로 몸이 변화 되어왔을 것이다. 누구는 몸이 일그러져 있을 수도, 왜소하게 쪼그라든 경우도 있을것이고, 비대해진 어떤 이는 해마다 옷감의 면적을 넓혀오면서 거동이 불편하여 온전하게 여행 한 번 할 수 없는 지경에 도달한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함에도 이렇게 변화된 개인들, 자신의 역사를 끌어안고 살아왔음에 한치의 거부감도 회한의 뉘우침도 없었으리라. 그러면서도 우리들 공동의 역사, 거인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는 결코 외면하지 않았으리라. 밤낮없이 일하며 노심초사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기를 염원했고 이 나라, 우리의 후손들에게는 제발 배고픈 가난에서 벗어나기를 궁구하며 한세대를 꿋꿋하게 버텨왔을 것이고 오늘의 위대한 조국을 건설하는데 온 몸을 던져 희생했을 터이다.

 

우리도 이제는 자신의 역사를 한 번 쯤 돌아봐야 할 시점이 온 것이다.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나는 나 자신의 몸과 정신을 굳고 강하게 연마하고 단련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나와 내 가족들의 안위와 행복을 추구하는 것, 그것이 이 나라 대한민국의 안위와 복지를 구현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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