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 / 박서영(1968∼2018)
밤의 국도에서 고라니를 칠 뻔했다
두 눈이 부딪혔을 때
나를 향해 오히려 미안한 표정을 짓던
고라니의 검고 큰 눈망울
오랫동안 그걸 잊지 못하고 있다
그날 이후 그 길을 지날 땐 자꾸 뭔가를 만지게 돼요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던 천국을 아직도
돌려주지 못하고 있어요
내가 갖고 있어요
천국은 한쪽 다리를 절뚝이며 사라졌지요
도리어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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