必死 筆寫

천국 / 박서영(1968∼2018)

시치 2019. 9. 5. 00:00

천국  / 박서영(19682018)

 

 

밤의 국도에서 고라니를 칠 뻔했다 

두 눈이 부딪혔을 때

나를 향해 오히려 미안한 표정을 짓던

고라니의 검고 큰 눈망울

 

오랫동안 그걸 잊지 못하고 있다

 

그날 이후 그 길을 지날 땐 자꾸 뭔가를 만지게 돼요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던 천국을 아직도 

돌려주지 못하고 있어요

내가 갖고 있어요

 

천국은 한쪽 다리를 절뚝이며 사라졌지요 

도리어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必死 筆寫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검은 빵/전동균  (0) 2019.09.08
귀신들은 즐겁다/이근화  (0) 2019.09.08
예(禮)/전동균   (0) 2019.09.04
[2004년 중앙 신인 문학상]-얼음을 주세요/ 박연준   (0) 2019.08.29
나의 해골에게 / 정병율  (0) 2019.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