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황벽희운 선사⑨ 머리 위에 머리를 더하다 |
있음과 없음 어느 쪽도 기울지 말라
又云 問從何來 覺從何起 語動靜 一切聲色 盡是佛事 何處覓佛 不可更頭上安頭也 但莫生異見 三千世界 都來是自己 何處有許多般
백장 선사가 또 말씀하였다. “묻는 것은 어디에서 왔으며 깨달음은 어디에서 생겼는가? 말을 하고 묵묵하고 움직이고 조용한 것과 일체 소리와 사물이 모두 다 부처의 일이거니 어느 곳에서 부처를 따로 찾으리오. 머리위에다 다시 머리를 올려놓을 수 없는 일이니라. 다만 별다른 견해만 일으키지 않으면 삼천대천세계가 모두 다 자기이거니 어느 곳에 허다한 것들이 있으랴.”
해설 : 예컨대 어떤 사람이 “불교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고 하자. 불교는 무엇이며, 불교가 궁금한 사람은 누구며, 불교가 궁금하여 묻는 사람은 누구인가? 또 질문에 만약 불교를 답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누구며, 그 사람이 답하는 불교는 무엇이며, 그 답을 듣는 사람은 누구인가? 말을 하고 묵묵하고 움직이고 조용한 것과 일체 소리와 사물이 모두 다 부처의 일이다.
다만 한 사람이다. 온전히 자기다. 그런데 만약 그 중에서 불교는 이런 것이며, 불교를 묻는 사람은 이 사람이며, 묻는 말에 답을 하는 사람은 또 이 사람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마치 정상적인 사람으로서 머리가 온전히 있는데 그 위에다 다시 머리를 하나 더 올려놓는 것과 같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요괴도 그와 같은 요괴는 역사상 없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사람이 본래로 아무런 부족함이 없는 부처님이고 하나님인데 그것을 모르고 다시 부처가 되고자 하는 모든 불교도들의 수행이라는 것이 꼭 그와 같은 일이다. 완전무결하다. 그래서 사람이 그대로 부처라 한다. 그것을 인불사상(人佛思想)이라고 정의한다.
‘세상 살이’ ‘불교 공부’에서도
중요한 것은 참되고 바른 견해
사람으로서 세상에 태어나서 살아가는 일이나 불교를 공부하는 일에 가장 중요한 것이 참되고 바른 견해다. 참되고 바른 견해란 무엇인가? 사람이라면 누구나 똑같이 눈과 귀와 코와 혀와 몸 등을 통해서 자유자재하게 작용하고 있는 이 사실에서 부족한 것이 무엇인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 부족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대로 완전하다. 이 사실 외에 달리 무엇을 더 구할 것인가? 이와 같은 사실을 알고 사는 것을 참되고 바른 견해라 한다.
대개 종교를 믿는다고 하는 사람들이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보다 세상과 사람을 오히려 전도되게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인생을 곡해하는 하는 것이다. 만약 멀쩡한 인생을 곡해한다면 종교를 믿지 않느니만 못하다. 예를 들면 등산을 하는 사람이 산을 올라가면 얼마만치를 올라갔든 다시 내려와서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것이 정상적인 일이다. 그와 같이 종교란 인간으로서 지극히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자는 것인데 종교에 귀의하여 오히려 비정상적인 삶을 산다면 그것은 크게 잘못된 일이다. 산에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고 산에 머물러 있는 것과 같다.
그래서 처음에는 산은 산이었으나 다시 산은 산이 아닌 경지를 거쳐서 다시 산은 다만 산인 입장으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인간으로 출발해서 보다 높은 안목을 터득하고는 다시 본래의 정상적인 인간으로 돌아와야 인생을 제대로 관조하며 살 수 있게 되는 이치이다.
승려의 경우를 두고 이야기하자면 승려가 된 초기에는 승려의 물이 들도록 노력하지만 어느 시간이 경과한 뒤에는 승려의 물을 빼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승려들 사이에는 “아직도 중물이 들지 않았느냐?”라고 하다가 다음에는 “아직도 중물이 빠지지 않았느냐?”라는 말을 곧 잘하는 경우가 바로 이런 일 때문이다.
황벽 선사의 법문처럼 정상적인 머리위에 괴이하게도 또 다른 머리를 올려놓는 일은 없어야 하리라.
동국역경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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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염화실
글쓴이 : 文殊法供養會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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