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외신을 통해 케냐 나쿠루호수에 찾아온
수만 마리의 홍학 떼를 보았다.
이걸 보려고 두 번째 눈 내린 지난 밤 꿈속에서
나 그토록 열정적인 플라멩코 춤을 춘 것일까.
詩, 五里는
한 편의 동화,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
찔레꽃 핀 봄날의 잔잔한 수채화를 보는 듯,
五里만 가면, 五里만 가면
五里만 가면 있을 것 같은 그것,
무언가를 얻기 위해
五里를 가고 다시 더 五里를 가도
또 다시 가야만 하는 五里,
누구는 단숨에 닿기도 한다지만
누구는 평생을 걸어도 닿을 수 없는 五里.
‘五里만 가면
五里만 더 가면
어머니,
찔레꽃처럼 하얗게 서 계실,‘
입안에 넣고 씹을수록
우대식의 시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두 번째 눈이 내린 지난 밤
따뜻한 시인은 평택 그 외딴 집에서 무얼 하고 지냈을까.
문득 글 잘 쓰는 후배의 안부가 궁금해지는 아침
그 대신 그의 시를 씹어 삼킨다. 오물오물, 오물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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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里 / 우대식
五里만 더 걸으면 복사꽃 필 것 같은
좁다란 오솔길이 있고,
한 五里만 더 가면 술누룩 박꽃처럼 피던
香이 박힌 성황당나무 등걸이 보인다
그곳에서 다시 五里,
봄이 거기 서 있을 것이다
五里만 가면 반달처럼 다사로운
무덤이 하나 있고 햇살에 겨운 종다리도
두메 위에 앉았고
五里만 가면
五里만 더 가면
어머니,
찔레꽃처럼 하얗게 서 계실 것이다
출처 : 마음산책
글쓴이 : 디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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