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레인지/김기택 전자레인지 / 김기택 불도 없는데 생선비늘 들썩거린다 이글이글, 입에서 거품이 나온다 퍽, 퍽, 몸 안에서 무언가 터지는 소리 들린다 은비늘 하나 다치지 않은, 바다에서 막 나온 것 같은 생선, 김과 열을 뿜는 흰 접시가 전자레인지에서 나온다 불도 없는데 할머니 얼굴 쭈글쭈글해진다 등뼈가 휘어.. 시 모음 2006.10.27
[스크랩] 詩이은/오로라 외4편 오로라 이은 난 오로라야. 공중에 떠다니며 팡팡 매화포 종이로 만든 딱총의 하나. 불꽃놀이에 사용함. 불똥 튀는 것이 매화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게 됨. 를 쏘고 다니는 오로라. 밤하늘에 폭포같이 쏟아져 내리기도 하는 오로라. 안녕, 당신. 난 현재 캄차카반도 상공에 떠 있.. 시 모음 2006.10.13
하순희 시조모음 하순희 시조집[적멸을 꿈꾸며] ▶<해설: 유성호> 작성일: 2005/01/26, 12:37:45 작성자: 샘지기 (http://sijosam.com) *비, 우체국 외 6편* 하 순 희 난 한 촉 벌고 잇는 소액환 창구에서 얼어 터져 피가 나는 투박한 손을 본다 "이것 좀 대신 써 주소, 글을 씰 수 없어예." 꼬깃꼬깃 접혀진 세종대왕 얼굴 위로 검게.. 시 모음 2006.10.04
이우걸 시조모음 이우걸 시집[맹인] ▶<해설: 김춘식> 작성일: 2003/11/08, 06:02:49 작성자: 샘지기 (http://sijosam.com) *희망 외 10편* 이 우 걸 *희망* 길이 가파른 곳엔 반드시 샘물이 있다 상처가 깊을수록 깊어지는 사랑이 있듯 어둠을 뚫고 빛나는 저 별빛의 일획으로. -「희망」전문.『사전을 뒤적이며』, p.11. *잔* 기다.. 시 모음 2006.10.04
정완영 시조모음 정완영 시조집[세월이 무엇입니까] ▶<해설: 이숭원> 작성일: 2003/08/12, 12:33:44 수정일: 2003/08/23, 19:39:06 작성자: 샘지기 (http://sijosam.com) *설화조(說話調) 외 4편* 정 완 영 내 만약 한 천년 전 그 세상에 태어났다면 뉘 모를 이 좋은 가을 날 너 하나를 훔쳐 업고 깊은 산 첩첩한 골로 짐승처럼 숨을 걸 .. 시 모음 2006.10.04
서우승 시조모음 서우승 시조집[카메라탐방] ▶<해설: 박영주> 작성일: 2003/08/13, 11:46:58 작성자: 샘지기 (http://sijosam.com) *카메라탐방-필름.8 외 9편* 서 우 승 하늘 찌른 손끝으로 노을을 어루만지는 저 짓만 되풀이하는 마루나무 아래 반백(半白)을 바람에 맡긴 초로(初老) 한 분 섰습니다. *눈 오는 날의 연가* 내연(內.. 시 모음 2006.10.04
[스크랩] 젊은평론가가 뽑은 2006 젊은 시 강성은 편 젊은평론가가 뽑은 2006 젊은 시 강성은 편 12월 강성은 1973년 경북 의성 출생. 2005년 〈문학동네〉 신인상으로 등단. 씹던 바람을 벽에 붙여놓고 돌아서자 겨울이다 이른 눈이 내리자 취한 구름이 엉덩이를 내놓고 다녔다 잠들 때마다 아홉 가지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날 버린 애인들을 하나씩 요리했다.. 시 모음 2006.10.03
[스크랩] 박남준 시모음 1957년 전남 영광군 법성포 출생 전주대 영문과 졸업 1984년 시 전문지 ‘시인’ 통해 등단 1990년 첫 시집 ‘세상의 길가에 나무가 되어’ 2002년 산문집 ‘꽃이 진다 꽃이 핀다’ 시집,『풀여치의 노래』, 『그 숲에 새를 묻지 못한 사람이 있다』, 『다만 흘러가는 것들을 듣는다』,『적막』 각 칼을 들.. 시 모음 2006.10.02
[스크랩] 꽃밭에서 / 송찬호 사진<네이버 포토엘범>에서 꽃밭에서 / 송찬호 탁란(濁亂)의 계절이 돌아와, 먼 산 뻐꾸기 종일 울어대다 채송화 까만 발톱 깎아주고 맨드라미 부스럼 살펴보다 누워 있는 아내의 입은 더욱 가물다 혀가 나비처럼 갈라져 있다 오후 한나절 게으름을 끌고 밭으로 나갔으나 우각(牛角)의 쟁기에 발만.. 시 모음 2006.09.26
[스크랩] 만년필 / 송찬호 사진<잡동사니>님의 블로그에서 만년필 / 송찬호 이것으로 무엇을 이룰 수 있었을 것인가 만년필 끝 이렇게 작고 짧은 삽날을 나는 여지껏 본적이 없다 한때, 이것으로 허공에 광두정을 박고 술 취한 넥타이나 구름을 걸어 두었다 이것으로 경매 에 나오는 죽은 말대가리 눈화장을 해주는 미용사 .. 시 모음 200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