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代詩100년-사랑의 詩 위안의 詩 47

[스크랩]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오규원-비가 와도 젖은 者는(17)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 오규원 - 비가 와도 젖은 者는 시평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우리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고 말했다. 시간의 일회성과 불가역성(不可逆性), 인간 존재의 유한함을 명료하게 요약한 말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다가왔다가 ..

[스크랩]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서정주-대낮(16)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서정주 ‘대낮’ 일러스트레이션=김수진 기자 시평 여기 들끓는 청춘의 몸이 있다. 하나의 몸이 다른 하나의 몸을 부른다. 달아나면서 부르는 몸은 강렬한 매혹의 이미지이다. 아편의 종류인 ‘핫슈’처럼 치명적인 도취와 환각의 상태로 유인한다. 청춘의 관능은 매우 위험하..

[스크랩]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김영랑-내 마음을 아실 이(15)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 김영랑-내 마음을 아실 이 시평 동상이몽, 나란히 누워 다른 꿈을 꾸는 사람들. 그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 한다 해도 나는 당신의 꿈을 함께 상영할 수도 없고 훔쳐볼 수도 없다. 당신이나 나나 혼자 꿈을 꾸고 혼자 생각한다. 당신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고 있어? 당신은 아..

[스크랩]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김종삼-비옷을 빌어 입고(14)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 김종삼-비옷을 빌어 입고 하루 종일 비 내리는 날, 가까운 데서 트럼펫 소리가 들린다. 그 사랑스러운 멜로디를 따라 지나간 추억들이 하나 둘 번져온다. 아주 오래전 개성(開城)에서 만났던 한 여고생을 향한 사랑과 실연의 기억이 빗속으로 번져가고, 비옷마저 빌어 입고 다..

[스크랩]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박재삼-그대가 내게(13)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 박재삼 -그대가 내게 보내는 것 서평 못 견디게 하는 봄이다. 이제 살아 있는 것들은 봄볕 속에서 못 견딜 것이다. 못물은 논에 모를 내는 데 필요한 물이다. 그 물은 벼농사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생명의 조건이다. ‘찰랑찰랑’이라는 어감이 말해 주는 것처럼, 그 물은 넘칠 ..

[스크랩]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박목월-먼 사람에게(12)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 박목월-먼 사람에게 일러스트레이션=김수진 기자 시평 오늘도 나는 팔을 저으며 거리를 걸어간다. 내 팔은 자동적으로 ‘반원’을 그으며 앞뒤로 흔들린다. 그런데 이 자동적인 동작에 그리움이 어리면, 그리하여 다른 곳에서 팔을 저으며 거리를 걸어갈 먼 당신을 떠올리면, ..

[스크랩]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강은교-사랑법(11)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강은교/‘사랑법’ 일러스트레이션=김수진 기자 깊은 허무에서 발원하여, 인간의 삶에 대한 관심을 거쳐, 목숨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사랑으로 지평을 넓혀온 강은교의 시편들은, 무가(巫歌)와 기도의 형식이 견고하게 결합된 간절한 울림을 지니고 있다. 그의 시편들은 사물..

[스크랩]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최승자-너에게(10)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10 최승자 - 너에게 시평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가장 단순하고 근원적인 전언은 ‘네가 왔으면 좋겠다’이다. 이 투명한 욕망은 쉽게 실현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치명적이다’. 네가 오지 않기 때문에 내가 치명적이거나, 내가 치명적이기 때문에 너의 부재가 더욱 날..

[스크랩]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이성복-내 마음아(09)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 이성복 - 내 마음아 아직도 기억하니 일러스트레이션=김수진 기자 시평 내 마음아 아직도 너는 기억하니? 너의 움직임을. 너의 소리를. 마음이 움직였으므로, 마음이 우우우 바람의 소리를 내었으므로 나는 그 시절 사랑에 취해 있었구나. 내 마음과 내가 가장 가까웠던 시절이..

[스크랩]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 한용운 - 나는 잊고자(08)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 한용운 - 나는 잊고자 시평 국민 교육을 충실하게 받은 이라면 누구나 만해 한용운의 시가 역설과 반어의 수사학으로 가득 차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가령 그가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님의 침묵’)라고 했을 때, 우리는 대상의 부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