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식물 / 김윤이
침을 흘렸다, 아이는
붉은 벽돌을 갈았다, 아이는
그 사이에 낀 이끼를 긁었다, 아이는
밥상을 차렸다, 아이는
손바닥만한 그늘 안에서 놀았다, 아이는
문은 밖에서 잠겨졌다, 아이는
땅따먹기를 했다, 아이는
넓어졌다, 아이는
이파리의 뒤척임을 말하지 않았다, 아이는
창 가, 햇빛이 눈부셨다, 아이는
목이 말랐다, 아이는
개미를 손가락으로 눌러 죽였다, 아이는
누구도 물을 주지 않았다, 아이는
문고리를 핥았다, 아이는
점점 베란다를 기어올랐다, 아이는
혼자 자랐다,
[2007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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