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가오리/김 륭
바람의 무덤이 있어, 바다 속에
심해를 살고 있는 그 무덤을 부양하는
거울이 있고 음악이 있어서 다시
태어난다고 해
그래서 그래, 잠이 오는 게 아니라
몸이 가는 거래 가서 잠을 깨우는 거래 물끄러미
연변에서 왔다는 요양보호사 손바닥 위에서
몸을 뒤집는 엄마는 오늘도 노랑노랑
눈은 머리 위, 입은 배 아래쪽, 등에는 뿔
노랑가오리 노랑노랑
자꾸 잠이 와 잠이 오기 전에 몸이 가야하는데
사람은 바람을 닮아가는 거래
나비가오리 매가오리 목탁가오리 쥐가오리
노랑노랑 데리고
누워서 음악을 받으면 엄마가 자꾸 그려져
바람은 손바닥을 꺼낼 줄 안다고 그래
횟집에 누운 회칼처럼, 한평생을 그렇게
피 묻은 종이나 찾으러 다닐까봐
엄마랑 둘이서 노랑노랑
자꾸 잠이 와
⸺계간 《다층》 2019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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