必死 筆寫

노랑가오리/김 륭

시치 2019. 6. 21. 00:07

노랑가오리/김 륭

 

 

 

바람의 무덤이 있어, 바다 속에

 

심해를 살고 있는 그 무덤을 부양하는

거울이 있고 음악이 있어서 다시

태어난다고 해

 

그래서 그래, 잠이 오는 게 아니라

몸이 가는 거래 가서 잠을 깨우는 거래 물끄러미

 

연변에서 왔다는 요양보호사 손바닥 위에서

몸을 뒤집는 엄마는 오늘도 노랑노랑

눈은 머리 위, 입은 배 아래쪽, 등에는 뿔

노랑가오리 노랑노랑

 

자꾸 잠이 와 잠이 오기 전에 몸이 가야하는데

 

사람은 바람을 닮아가는 거래

나비가오리 매가오리 목탁가오리 쥐가오리

노랑노랑 데리고

 

누워서 음악을 받으면 엄마가 자꾸 그려져

바람은 손바닥을 꺼낼 줄 안다고 그래

 

횟집에 누운 회칼처럼, 한평생을 그렇게

피 묻은 종이나 찾으러 다닐까봐

 

엄마랑 둘이서 노랑노랑

자꾸 잠이 와

 

 

          ⸺계간 다층2019년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