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30] 찔레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30] 찔레 이 근 배 창호지 문에 달 비치듯 환히 비친다 네 속살꺼정 검은 머리칼 두 눈 꼭두서니 물든 두 뺨 지금도 보인다 낱낱이 보인다 사랑 눈 하나 못 뜨고 헛되이 흘려버린 불혹 거짓으로만 산 이 부끄러움 네게 던지마 피 걸레에 싸서 희디흰 입맞춤으로 주마 내 .. 애송 사랑시 2008.10.27
[스크랩]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29] 사랑 사랑 내 사랑 - 오 탁 번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29] 사랑 사랑 내 사랑 오 탁 번 논배미마다 익어가는 벼이삭이 암놈 등에 업힌 숫메뚜기의 겹눈 속에 아롱진다 배추밭 찾아가던 배추흰나비가 박넝쿨에 살포시 앉아 저녁답에 피어날 박꽃을 흉내낸다 눈썰미 좋은 사랑이여 나도 메뚜기가 되어 그대 등에 업히고 싶다 ▲ .. 애송 사랑시 2008.10.27
[스크랩]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8] 파문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8] 파문 권 혁 웅 ▲ 일러스트=이상진 오래 전 사람의 소식이 궁금하다면 어느 집 좁은 처마 아래서 비를 그어 보라, 파문 부재와 부재 사이에서 당신 발목 아래 피어나는 작은 동그라미를 바라보라 당신이 걸어온 동그란 행복 안에서 당신은 늘 오른쪽 아니면 왼쪽이 .. 애송 사랑시 2008.10.25
[스크랩]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27] 세상의 등뼈 - 정 끝 별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27] 세상의 등뼈 정 끝 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 애송 사랑시 2008.10.25
[스크랩]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6] 그대에게 가고 싶다 안도현 시인의 공식 홈 페이지: http://www.ahndohyun.com/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6] 그대에게 가고 싶다 안 도 현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 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 애송 사랑시 2008.10.25
[스크랩]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5]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5]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정 희 성 어느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 애송 사랑시 2008.10.25
[스크랩]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4] 원 시 (遠 視)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4] 원 시 (遠 視) 오 세 영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답다. 무지개나 별이나 벼랑에 피는 꽃이나 멀리 있는 것은 손에 닿을 수 없는 까닭에 아름답다. 사랑하는 사람아, 이별을 서러워하지 마라, 내 나이의 이별이란 헤어지는 일이 아니라 단지 멀어지는 일일 뿐이다. 네가 보.. 애송 사랑시 2008.10.25
[스크랩]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3] 질투는 나의 힘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3] 질투는 나의 힘 기 형 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 애송 사랑시 2008.10.25
[스크랩]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2] 민 들 레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2] 민 들 레 신 용 목 가장 높은 곳에 보푸라기 깃을 단다 오직 사랑은 내 몸을 비워 그대에게 날아가는 일 외로운 정수리에 날개를 단다 먼지도 솜털도 아니게 그것이 아니면 흩어져버리려고 그것이 아니면 부서져버리려고 누군가 나를 참수한다 해도 모가지를 가져.. 애송 사랑시 2008.10.25
[스크랩]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1] 한(恨)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1] 박 재 삼 한(恨) 감나무쯤 되랴 서러운 노을빛으로 익어가는 내 마음 사랑의 열매가 달린 나무는! 이것이 제대로 벋을 데는 저승밖에 없는 것 같고 그것도 내 생각하던 사람의 등 뒤로 벋어가서 그 사람의 머리 위에서나 마지막으로 휘드려질까본데. 그러나 그 사람.. 애송 사랑시 2008.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