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에 관한 독서 외 4편/강다솜 1. 노포동역에 내리자 갑자기 짠내가 밀려와 숨을 몰아쉰다, 누군가 또 한 페이지를 넘긴다 고양이가 자동차 아래 눈을 뜬 채 웅크리고 웅덩이에 고인 가로등 불빛이 바람에 한 겹씩 흘러내린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아, 자꾸 불어나며 뒤를 따르던 그림자가 소근거린다 내가 태어나 처음 한 일은 달그림자를 끌어다 바다를 한 겹 한 겹 꿰매는 일이었어 사람들은 누구나 그 책의 활자이기 때문에 이따금 늦은 시각에 절벽 아래로 뛰어내리지 2. 지하철 한구석에서 고흐가 말했다 타라스콩이나 루앙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 하듯이, 밤하늘의 저 별에 이르기 위해서는 죽음을 맞이해야만 한다고 늙어서 죽는다는 것은 별까지 걸어간다는 것이지 안내방송이 들리고 열차 안의 불이 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