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외 5편* / 강 호 인 황막한 골짜구니 빈 수레 몰아가다 별빛 저민 가락 풀어 영원을 비질하는 형해도 자취도 없이 뒤척이는 넋이다. 나울 미쁜 파도 위에 갈매기 나래칠 때 펄럭이는 깃발 아래 목쉰 고동 부리면서 때로는 사공이 되어 망망대해 노를 젓고 청산 오르다가 숨이 차 잠시 쉬면 이름 모를 풀꽃망울 살며시 귀를 열어 한 말씀 새겨들을 듯이 반기면서 모신다. 능금알 익어가는 과원 들러 정을 주어 갈햇살 볕여울로 속살 헹궈 꿈 쟁이고 단풍잎 품에 안기면 춤사위도 황홀해. 천심 지심 깨울 소명 신탁 받은 숙명이거나 행여의 고된 사역 못 떨칠 천형이든간에 내민 손 아랑곳 않는 그 무위 거룩하네. *안개論 . 3* 몽타아즈 한 장 못뜰 범인들의 천국인가 겹겹의 가면 쓰고 탈춤 추듯 능청 떠는 지금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