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우동 한 그릇 해마다 섣달 그믐날(12월 31일)이 되면 일본의 우동집들은 일년중 가장 바쁩니다. 삿포로에 있는 우동집 <북해정>도 이 날은 아침부터 눈코뜰새 없이 바빴습니다.이 날은 일 년중 마지막 날이라서 그런지 밤이 깊어지면서,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빨라졌습니다.그러더니 10시가 지나자 .. 산문읽기 2009.12.24
제1회 천강문학 수필부문 대상작 "등피" / 김희자 제1회 천강문학 수필부문 대상작 등피 / 김희자 (대구수필창작대, 수필사랑문학회) 산마루에 걸린 마지막 햇살을 거두고 해는 저물었다. 산장 밖 밤하늘에 손톱달이 떠 있다. 세월의 더께가 앉은 등에서 불빛이 새어나온다. 유리관에 둘러싸인 심지는 산장으로 드는 바람에도 꺼지지 않고 활활 탄다. 투.. 산문읽기 2009.10.18
[2009 부산일보 신춘문예 - 수필] 달/ 박월수 [2009 부산일보 신춘문예 - 수필] 달 박월수 생명의 상징 물을 여자의 달거리로 불러오려 했다는 건 잉태의 근원이 거기에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으리라… 박월수 박양근 수필가 그날은 배꼽마당이 들썩거리도록 말 타기를 하고 놀았다. 배가 촐촐할 무렵 친구는 내 손을 잡고 자기 집으로 이끌었다. .. 산문읽기 2009.06.13
물풀과 딱풀(2008년 신라문학대상 수필 당선작)/허효남 물풀과 딱풀 (2008년 신라문학대상 수필 당선작)/허효남 월말이면 습관처럼 편지를 보낸다. 고작해야 작은 문학회의 월례회 안내장에 불과하지만, 그것은 내게 번거롭고도 소중한 시간을 선물한다. 풀로 회원들의 주소를 하나하나 붙이다 보면 가끔씩은 받는 이의 안부가 궁금해질 때도 있고, 작품을 .. 산문읽기 2009.06.13
시와 술/유홍준 시와 술/유홍준 중국 청나라의 문인 오교(吳喬)는 산문과 시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즉 산문과 시가 나타내고자 하는 뜻(意)에 비유한다면, <산문은 쌀로 밥을 짓는 것에 비유할 수 있고 시는 쌀로 술을 빚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밥은 쌀의 형태가 변하지 않지만 술은 쌀의 형태와 성질이 완.. 산문읽기 2009.05.19
[스크랩] 장석주 - 술은 시와 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나 술은 시와 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나 장석주 이러저러한 이유로 사람들과 어울려 술을 마신다. 우리는 한 잔의 술을 마시며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는 소녀와 문학과 인생, 그리고 세월은 가고 오는 것임을 이야기한다(박인환, 「목마와 .. 산문읽기 2009.04.04
[스크랩] 정규웅 - 시인과 술에 얽힌 이야기들 시인과 술에 얽힌 이야기들 정규웅 우리 문단에서 누구보다 술을 사랑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고은 시인이 얼마 전 어느 시 잡지에 이런 글을 쓴 일이 있다. “이제 시인들 가운데 술꾼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 막말로 최근의 시가 가슴에서 터져 나오지 않고 머리에서 짜여져 나오는 일과 무관.. 산문읽기 2009.04.04
[스크랩] 조지훈 - 酒道有段 酒道有段 조지훈 술을 마시면 누구나 다 기고만장하여 영웅호걸이 되고 위인偉人 현사賢士도 안중에 없는 법이다. 그래서, 주정만 하면 다 주정이 되는 줄 안다. 그러나, 그 사람의 주정을 보고 그 사람의 인품과 직업은 물론, 그 사람의 주력酒歷을 당장 알아낼 수 있다. 주정도 교양이다. 많이 안다고.. 산문읽기 2009.04.04
[스크랩] 정목일 - 모래시계 모래시계 鄭木日 목욕탕에 가도 한증실에 잘 가지 않는다. 체질적으로 너무 뜨겁거나 찬물에 들어가지 못해 미지근한 물에서만 몸을 담근다. 그러나 한증실에 들어앉아 땀을 뺄 때가 있다. 다른 사람들은 시원한 표정인데도 나는 인내의 시험실, 극기의 체험장 정도로 여기고 숨을 가다듬는다. 한증실.. 산문읽기 2009.02.04
[스크랩] 강은교 - 향기는 어디에서 오는가 향기는 어디에서 오는가 강은교 가을이 깊어지고 있다. 저녁이 일찍 걸어온다. 사방에서 문들이 쾅쾅 닫기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어둠도 지난 여름밤의 어둠과는 다르다. 눈썹이 짙은 그 누구인가의 첨 보는 얼굴처럼 아주 낯설게 그렇게 다가온다. 그렇게 다가온 어둠은 향기를 풍긴다. 하루의 피.. 산문읽기 2009.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