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 2

부처손

1기회장 무우와 맘맞는 도반 성조와 한자리에 모였다. 오랜만에 병원에서 탈출한 나를 위한 일종의 위안행사의 성격이다 대한민국 어느 산인들 좋지 않은곳 있으랴 만 전망이 아주좋아 속이 확 틔인다 여름 한 철을 감옥소같은 병원에서 보내고 나왔으니 느낌이 각별하다 고맙고 고마운 마음 그지없다 동읍 아파트 단지 뒤로 보이는 정병산의 위용이 우뚝하니 백옥같은 구름을 내뿜고있다. 백월산 주변을 산행중 부처손 군락지를 발견하였다. 보고 그냥 올수는 없는지라 군데군데 손을 내밀어 몇송이 솎아왔다. 그런데 낭패다. 무우도 성조도 몇송이씩 뽑아왔는데 죄다 내게 주면서 퇴원기념이라나 뭐라나 ㅋㅋ 양이 상당하다 집에와서 화분이란 화분은 다 끌어다 심어놓고보니 이렇게나 많다 물을 흠뻑 주고 한 밤을 자고났더니 이렇게 활짝 날개..

흙냄새 땀냄새 2023.09.12

꽃놀이패 / 권수진

꽃놀이패 / 권수진 . . 너에게 승부를 거는 동안 늘 우아한 자태를 뽐내려고 노력했지만 당신 앞에 추악한 내 모습을 들킨 적 없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 범사에 감사한 마음으로 꽃잎 띄운 술잔을 정중히 건넸으나 당신은 한 번도 속마음을 밖으로 드러낸 적 없었다 . 당신을 만나 당신의 터전 위에 뿌리내리고 집을 짓고 사는 동안 웃는 날보다 싸운 날들이 더 많았다 . 길 위에서 낭창대는 삶을 살았으니 그동안 당신 마음 어디에 두고 있었는지 감히 안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 긴 세월 돌아보면 모든 게 일장춘몽이었으니 더는 사랑이라 부르지도 않겠다 . 고립무원의 꽃 진 자리는 항상 내 몫인지라 간밤에 우수수 떨어진 바둑돌 낭자하고 패를 뒤집듯 밤새도록 이불을 뒤척인다 . 하루를 천년같이 고뇌하며 살았으나 대마가 ..

必死 筆寫 2023.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