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귀
산과 물을 다 흔들어 봐
나만큼한 사랑 있나
허드레 풀꽃만 줍는
청맹과니 눈으로는
가슴속 달은 못보고
히죽히죽 웃음만 보지
선덕은 나더러
밤에만 오라고 했다
밤에만 몰래 와서
몸의 불을 꺼달라 했다
살과 뼈 검정이 되어
나는 낮도 밤이었다
죽어서나 갖는 거
살아서는 못갖는 거
살아서도 죽어서도
불이 되어 만나고 있어
한세상 태우고 남을
해보다 큰 사랑
...................................
사뇌가
피는 꽃 보는 일도
내게는 왜 슬픔인가
눈 멀어 봄 놓치고
사랑도 다 놓치고
강물만 휑하니 돌아가는
제그림자도 놓치고
어젯밤 만삭이던 달
오늘 저 몰골 좀 봐
보름 날 밤 풀어헤친
저 산들 왜 휘철거려?
봄 한철 지나고 나면
둥치 째 뽑히는 울음
세상 건너는 길
어디 하나 뿐이겠나
그렇듯이 사랑도
외길만은 아닌 것을
불지펴 살 내리는 가슴
황사바람만 불고 있다
출처 : 홍사성의 불교사랑
글쓴이 : 사자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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