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한문

여수장 우중문시(與隋將 于仲文詩)/을지문덕

시치 2017. 2. 16. 21:50
        여수장 우중문시(與隋將 于仲文詩)/을지문덕


        神策究天文 (신책구천문)


        妙算窮地理 (묘산궁지리)


        戰勝功旣高 (전승공기고)


        知足願云止 (지족원운지)


           


            신기한 책략은 하늘의 이치를 다하였고


            오묘한 계책은 땅의 이치를 다하였도다.


            전쟁에서 이긴 공이 이미 높으니


            만족함을 알고 그만두기를 바라노라.


                                                            - <삼국사기> -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고구려의 명장인 을지문덕이 수나라의 30만 대군을 맞아 살수에서 싸울 때에,


싸우기에 앞서 적장인 우중문에게 조롱조로 지어 보낸 것으로,


전략적인 목적을 가진 5언 고시 형식의 노래이다.


제1행(기)과 제2행(승)은, 서로 대구를 이루어 겉으로는 적장인 우중문의 책략과


계획을 칭찬하고 있는 듯하지만 은근히 야유와 비판을 보내는 역설을 취하고 있다.


제3행(전)과 제4행(결)은, 여유있는 모습의 화자가 적장의 전공을 칭찬하며,


이제 철수하여 물러날 것을 기개에 찬 목소리로 당당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는 굽히지 않는 장군의 위상과 고구려인의 기개를 엿볼 수가 있다.


당시 을지문덕은 하루에 7번을 싸워 거짓 패하면서 적군을 평양성


북쪽 30리 지점까지 유인하여 크게 이겼다.


이 시는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우중문에게 보낸 것이므로,


전구(轉句)에 쓰인 '旣(이미)'라는 글자에는 이제 더 이상 이길 기회는


절대로 없을 것이라는 경고의 의미가 짙게 담겨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경고는 만약 싸움을 그치지 않으면 그냥 두지 않겠다는


결구(結句)의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현전하는 최고의 한시로,


전쟁을 승리로 이끈 명장의 의연하고 여유있는 모습이 잘 표현된 작품이다.



 

[요점정리]

형식 : 한시, 오언 고시


성격 : 풍자시


어조 : 당당하고 자신감에 찬 어조


표현 : 대구법, 억양법, 반어법


주제 : 적장에 대한 힐문과 회군 유도


출전 : <삼국사기>


의의 : 현전 최고(最古)의 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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