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백담 / 이상국
눈이 온 설악을 덮고
초승달 같은 수좌(首座)들 얼굴이 희다
겨우 발자국을 지우며 왔는데
안거(安居) 든 상좌 찾아온 노스님
공양 피자 몇판 시켜놓고 떠난 저녁
투구벌레 같은 자동차 한대
눈을 뚫고 산을 오른다
기러기 가족
아버지 송지호에 좀 쉬었다 가요
시베리아는 멀다
아버지 우리는 왜 이렇게 날아야 해요
그런 소리 말아라 저 밑에는 날개도 없는 것들이 많단다
시인 이상국은 1946년 강원도 양양에서 태어나 1976년 <심상>에 시 '겨울 추상화'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동해별곡> <내일로 가는 소> <우리는 읍으로 간다> <집은 아직 따뜻하다>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가 있다. 지금, 속초에 살면서 만해마을 운영위원장을 맡아 매일 진부령을 넘어 백담사 만해마을을 다니고 있다. 백석문학상, 민족예술상, 유심작품상, 불교문예작품상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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