直指

무비스님의 直指<112〉■ 오설영묵 선사 - 다만 이 것이다 ■ 석공혜장

시치 2011. 4. 16. 12:12
무비스님의 直指<112〉■ 오설영묵 선사 - 다만 이 것이다 ■ 석공혜장 선사 ① - 너 자신을 쏴라|* 直指 연재(불교신문)
文殊法供養會 | 조회 55 |추천 0 |2010.10.23. 21:30 http://cafe.daum.net/yumhwasil/8ROv/115 

〈112〉 ■ 오설영묵 선사 - 다만 이 것이다

보고 듣고 하는 그 사실뿐이다


한 무리를 쏠 수 없다면 차라리

자신을 쏘는 것이 옳지 않은가


靈禪師 到石頭云 一言相契 卽住 一言不相契 卽行 頭據坐 師拂袖出去 頭呼云 上座 師首 頭云 從生至死 只是者漢 回頭轉腦 作甚 師於言下 大悟

영묵 선사가 석두 선사에게 가서 말하였다. “한 마디에 서로 맞으면 머무를 것이고 한 마디에 맞지 않으면 곧 떠나리라”하였다.

석두 선사가 문득 앉으니 영묵 선사가 옷깃을 휘날리며 나가버렸다. 석두 선사가 불렀다. “상좌여.”

영묵 선사가 머리를 돌리니 석두 선사가 말하였다. “태어나서부터 죽음에 이르도록 다만 이것뿐이거늘 머리를 돌리고 뇌를 굴려서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

영묵 선사가 그 말을 듣고 크게 깨달았다.



해설 : 석두희천(石頭希遷, 700~790) 선사는 청원행사 선사의 제자다. 영묵 선사는 오설영묵(五洩靈, 747~818) 선사다. 두 선사의 대화와 몸짓이 그토록 간단명료하건만 영묵 선사는 일생의 할 일을 다 마쳤다. 이처럼 선불교의 핵심은 아주 간단하다. 누가 부르면 그 부르는 말을 듣고 돌아볼 줄 아는 그 사실뿐이다. 그것이 전부다. 좀 더 부연한다하더라도 보고 듣고 하는 그 사실뿐이다. 그것이 나와 너와 부처와 중생과 성인과 범부와 태어남과 죽음, 이 모든 것의 핵심이며 중심이다. 이 사실을 체득하는 것이 선불교의 목적이다. 이것을 알면 일을 다 마쳤다고 한다. 이로 인하여 영묵 선사는 대장부의 할 일을 다 마쳤다. 그야말로 백년삼만육천조 반복원래시자한(百年三萬六千朝 反覆元來是者漢)이다. 한 생애를 100년이라 하고, 100년 3만 6000일을 매일 매일 반복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 석공혜장 선사 ① - 너 자신을 쏴라



石鞏和尙 昔爲獵人趨鹿 從馬祖菴前過 問祖曰 還見鹿過不 祖曰 汝是何人 曰射獵人 祖曰 汝一箭射幾箇 曰一箭射一箇 祖曰 汝不善射 云和尙解射不 祖曰解射 曰和尙 一箭射幾箇 祖云 我一箭射一 曰彼此生命 何得射一 祖曰汝知如此 何不自射 曰若敎某甲 自射直是無下手處 祖曰這漢 廣劫無明 今日頓息 石鞏當時 擲下弓箭 投祖出家

석공 화상이 옛날에 사냥꾼이 되었었는데 사슴을 뒤쫓아 가다가 마조 선사의 암자 앞을 지나게 되었다. 마조 선사에게 물었다.

“사슴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습니까?” “그대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사냥꾼입니다.” “그대는 화살 하나로 몇 마리나 쏘는가?”

“화살 하나로 한 마리를 쏩니다.” “그대는 훌륭한 사냥꾼이 못되는 구나.”

“화상께서는 활을 쏠 줄 압니까?” “쏠 줄 알지.”

“화상께서는 화살 하나로 몇 마리나 쏩니까?” “나는 화살 하나로 한 무리를 다 쏜다네.”

“피차가 다 생명인데 어찌하여 한 무리를 다 쏩니까?” “그대가 그와 같은 것을 안다면 어찌 자신을 쏘지 않는가?”

“만약 저로 하여금 자신을 쏘게 한다면 곧 손을 쓸 수가 없습니다.” “이 사람이 오랜 세월의 무명이 오늘에 이르러 한꺼번에 쉬어버렸도다.”

석공 화상이 그 때에 활과 화살을 던지고 마조 선사에게 출가하였다.



해설 : 석공혜장(石鞏慧藏) 선사는 마조 선사의 제자다. 마조 선사가 석공 화상을 교화한 이야기는 매우 유명하다. 사냥에도 자신이 아닌 남을 쏘면 하나하나 쏘아야하지만 자신을 쏘면 한 번에 자신과 아울러 남을 다 쏘아 죽인다. 온 천하를 다 쏘는 것이 된다. 그러므로 마조 선사는 하나의 화살로 한 무리를 다 쏜다고 하였다. 순진무구한 사냥꾼 석공 화상은 “나와 남이 모두가 생명인데 어찌하여 무자비하게도 한꺼번에 한 무리를 다 쏘아 죽인다고 하십니까?”라고 하였다. 이에 마조 선사는 “이왕에 피차가 다 생명이어서 무자비하게 한 무리를 쏠 수 없다면 차라리 자기 자신을 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라고 하였다. 화살로써 과연 자신을 쏠 수 있을까? 만약 쏜다면 그것은 어떤 의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