苦吟[고음:오르지 시를 짓는 것에 몰두함]의 詩人으로는 貞曜[정요]
孟郊[맹교] 선생이 유명하며, 그가 시를 지을 때는 “及其爲詩 세目鉥心”
[급기위시 세목술심]“시를 지음에 미쳐서는 눈을 상처 내고 가슴을
찌르듯 하였다.“고 하였으며, 그의 시에도 그런 것이 표현되어 있다.
夜吟曉不休[야음효불휴]
苦吟鬼神愁[고음귀신수]
如何不自閑[여하불자한]
心與身爲仇[심여신위구]
밤새 읊조려 새벽까지 쉬지 않았으니,
괴로운 읊조림 귀신까지 근심하리.
어찌하여 제 스스로 한가하지 못하고,
마음이 몸과 원수가 되었네.
시를 향한 마음이 膏肓[고황:고칠수 없는 불치의 병]든 것처럼 고질이
되고 보니 자신도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는 내용의 시 이다.
이렇게 목숨을 걸듯이 시를 읊은 시인은 孟郊[맹교] 외에 賈島[가도]가
있는데, 宋의 蘇東破는 郊寒島瘦[교한도수:맹교는 차고 가도는 수척하다.]
라고 말하여 두 사람의 시를 평가 하였다. 가도는 삼년을 沈吟[침음]한
끝에 지은 “送無可上人[송무가상인]”詩의 頸聯[경련]에서
獨行潭底影[독행담저영]
數息樹邊身[삭식수변신]
홀로 걸어가는 연못아래 그림자,
자주 쉬어가는 나무 가의 몸.
위의 두 구절의 시구를 얻고는 감격한 나머지 아래의 시를 지어 득구의
사연까지 적었다.
兩句三年得[양구삼년득]
一吟淚雙流[일음류쌍류]
知吟如不賞[지음여불상]
歸臥故山秋[귀와고산추]
두 구절을 삼년 만에 얻고서,
한번 읊으며 눈물이 주루룩 흐르네.
음을 아는 친구들이 칭찬하지 않으면,
가을에 고향 산으로 돌아가 눕겠노라.
시를 보는 안목이 있는 친구들이 칭찬하지 않으면 아예 죽어서 고향의
산에 묻히고 말겠다는 말이니 그 자부심이 아주 대단하다.
당재자전에는 가도가 시를 짓는 것에 몰두 할때는 어느 누구가 와도 알지
못하며 오직 시에만 매달려 어떤 것도 모른다고 전하며, 일찍이 절뚝거리는
노새를 타고 우산을 쓰고서 장안의 거리를 가로 질러 가는데, 가을 바람에
휩쓸러 날려 가는 낙엽을 보고 문득
落葉滿長安[낙엽만장안]
秋風吹渭水[추풍취위수]
낙엽은 장안의 길에 가득하건만,
가을 바람 위수로 불어오누나.
라는 구절을 얻고는 너무나 기쁘고 흥분이 되어 고관대작인 劉棲楚[유서초]에
집에 자신도 모르게 뛰어 들어 갔다가 하루밤을 구금되어 다음날 간신히
석방 되었다. 그 다음 어느날 친구인 李凝[이응]의 집을 찾아가다가,
鳥宿池邊樹[조숙지변수]
僧推月下門[승추월하문]
새들은 연못가 나무에서 잠들고,
스님은 달빛 아래에서 문을 미누나.
라는 시구를 얻고는 밀推[추]로 할까 두드릴敲[고]로 할까 골돌히 생각하다가
그만 요즘 말로는 장안 시장인 京兆尹[경조윤] 한유의 수레를 가로막고 말았다.
좌우의 하인들이 가도를 한유 앞에 무릎을 끓게 하고 힐문하니, 가도가 사실대로
이야기 하였다. 수레를 멈추고 한참을 생각한 한유가 “두드릴敲[고]자가 낫겠네.”
하고는 함께 돌아가 詩道를 논하며 布衣[포의:벼슬을 하지 않은 일반 백성]의
사귐을 맺었다.
推敲[퇴고]란 원래의 뜻은 “문을 밀치고 두드린다”인데 위의 가도와 한유에 의해
轉意[전의]되어 “문장을 고치고 다듬다“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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