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다시보기

끈/문효치

시치 2010. 8. 24. 00:40

/문효치

 

 

구름의 모양이

바뀔 때마다

산은 몸을 틀었다

 

산사나무 층층나무 아그배나무 등속

뿌리를 내린 것들도

함께 몸을 흔들었다

 

나무에 붙은

자벌레 송충이 비단거미들도

모두 놀라 일어나 어정거리고 있었다

생명은 구름과 산과 나무와 벌레들에게

모두 한 줄로 연결되어

 

그 끈을 쥔 자의 손놀림에

매달린 구슬이 되어

짜르르 짜르르 울고 있었다

 

계곡의 물이나 돌멩이들도

함께 매달려 울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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