直指

[스크랩] 무비스님의 直指〈46〉제28조 보리달마 대사(菩提達摩 大師) ②-청정한 지혜는 스스로 공적하다

시치 2009. 12. 10. 16:37

“청정한 지혜는 스스로 공적하다”

〈46〉제28조 보리달마 대사(菩提達摩 大師) ②

 
 

廣州刺史蕭昻 具主禮迎接 表聞武帝 帝覽奏 遣使齎詔迎請 十月一日 至金陵 帝問曰朕 卽位已來 造寺寫經度僧 不可勝記 有何功德 師云 片無功德 帝曰何以無功德 師曰此但人天小果 有漏之因 如影隨形 雖有非實 帝曰如何是眞功德 答曰淨智妙圓 體自空寂 如是功德 不以世求 帝又問 如何是聖諦第一義 師云 廓然無聖 帝曰對朕者誰 師曰不識 帝不契 師一葦渡江至魏 寓止于崇山小林寺 面壁而坐 終日然 人莫知之 謂之壁觀波羅門

 
 
광주 자사 소앙(蕭昻)이 주인의 예를 갖추어서 달마 대사를 영접하고 나서 표를 올려 무제에게 알렸다. 무제가 그 보고를 받고 사신을 보내어 조서를 가지고 달마대사를 맞이하여 10월 1일에 금릉에 도착하였다.
 
양무제가 물었다. “짐이 왕위에 오른 이후로 절을 짓고 경전을 쓰고 승려들을 만든 일을 가히 다 기록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데 어떤 공덕이 있습니까?”
 
 
마치 그림자가 형체 따르듯
 
잠깐 있으나 실답지는 않아
 
 
달마대사가 말하였다. “아무런 공덕이 없습니다.”“어찌하여 공덕이 없습니까?”
 
“이러한 것은 다만 인간으로나 천상에 태어날 수 있는 작은 과보이며 모두가 빠져나가 버리는[漏] 원인일 뿐입니다. 마치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아서 비록 잠깐 있으나 실다운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참다운 공덕입니까?”
 
“청정한 지혜는 미묘하고 원만하여 그 자체가 스스로 공적하니 이와 같은 공덕은 세상의 일로는 구할 수 없습니다.”
 
양무제가 또 물었다.
 
“어떤 것이 성스러운 진리로서 제일가는 도리입니까?”
 
달마대사가 말하였다.
 
“넓고 텅 비어 성스러움이란 없습니다.”
 
“짐을 마주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모릅니다.”
 
양무제가 그 뜻을 알지 못하였다. 달마대사가 갈대 잎 하나로 강을 건너 위나라에 이르러 숭산 소림사에 머무시면서 얼굴을 벽에 대고 앉아서 종일토록 침묵하였다. 사람들이 그를 알지 못하고 “벽만 보고 있는 바라문”이라고 하였다.
 
 
해설 : 달마대사가 서기 527년 9월21일에 중국에 도착하여 광주의 광효사에 잠간 있다가 10월1일에 금릉에 왔다. 금릉은 지금의 남경(南京)이다. 금릉에서 드디어 양무제와의 그 역사적인 만남이 이루어졌다. 그리고는 그 유명한 대화를 남겨 오늘날까지 선불교 사상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즉 “여러 가지의 불사를 하여 큰 복을 지었는데 그것이 어떤 공덕이 되는가?”라는 질문에, “아무런 공덕이 없습니다”라는 것이었다. 이 한 마디가 천하 사람들의 미혹의 눈을 뜨게 해주는 지침이 되었으며 올바른 불교공부의 기준이 되었다. 만약 이 한마디 말이 없었더라면 불교도들은 지금까지 밖을 향하여 부단히 찾고 있었을 것이다. 절을 지어 복을 닦으며 탑을 쌓아 공덕을 짓고 온갖 보시와 선행으로 공덕이 된다고 믿었을 것이다. 그것이 성불의 바른 길이라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공덕의 소재는 어디에 있으며 무엇이 성불의 바른길인가? 달마대사는 그와 같은 일은 한갓 천상이나 인간에 태어날 수 있는 과보에 불과하다. 무한한 생명과 무한한 광명의 대 해탈과 진여열반의 삶과는 그 거리가 십만 팔천리라고 한 것이다. 그래서 “청정한 지혜는 미묘하고 원만하여 그 자체가 스스로 공적하니 이와 같은 공덕은 세상의 일로는 구할 수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즉 사람 사람들이 본래로 갖추고 있는 그 본성의 공덕과 청정한 지혜는 세상의 일이나 인위적인 수행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갖추고 있어서 누가 가져갈 수도 없으며 새롭게 다듬거나 장엄하거나 닦을 것이 아닌 그 사실을 아는 것뿐이다. 만약 수행을 통해서 새롭게 닦거나 장엄한다면 그것은 마치 본래 있는 머리 위에 다시 머리를 하나 더 올려놓는 것과 같다.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될 수도 없는 일이다. 
 
무비스님 / 조계종 전 교육원장
 
 
[불교신문 2534호/ 6월20일자]

출처 : 염화실
글쓴이 : 文殊法供養會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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