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배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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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골 뼈와 뼈 사이에서 나뭇잎 지는 소리 들린다
햇빛이 유리창을 잘라 거실 바닥에 내려놓은 정오
파닥거리는 심장 아래서 누군가 휘파람 불며 낙엽을 밟고 간다
늑골 뼈로 이루어진 가로수 사이 길
그 사람 뒷모습이 침묵 속에서 태어난 둥근 통증 같다
누군가 주먹을 내지른 듯 아픈 명치에서 파랗게 하늘이 흔들린다
정오의 햇살 이제 노루 꼬리만큼 짧다. 속눈썹 위에 걸려 부서지는 환한 햇살 먼 날 먼 추억 실핏줄처럼 에두르며 맴돈다. 사각사각 잎 진 가로수 사이 길 걷는 소리, 바람이 낙엽 쓸고 가는 씁쓰레한 내음. 가는 11월의 뒷모습이 아프다. 가을 끝자락에서 바라보는 파란 하늘 기우뚱 흔들린다. <이경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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