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몽쇄언(꿈과 인생)

[스크랩] 술몽쇄언(꿈과 인생>발/跋

시치 2007. 11. 2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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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관 복도에서 내려다 보았던 아파트 화단...
    광서光緖 갑신년 봄에 김군金君 제도濟道가 그의 선고장先考丈 월창 선생月窓先生의 저서인 <술몽쇄언述夢瑣言>을 진귀한 글씨의 활자를 모아 간행하고 나에게 그 유래를 적으라고 청탁하여 왔다. 정의상情誼上 감히 사양하지 못한다. 전일에 나는 29세 때에 처음으로 선생의 문하門下에 나아가 배우게 되었다. 그리하여 몇십 년 동안 도의道義에 함영涵泳하면서 진실로 도견陶甄의 교화를 입었다. 함풍咸豊 경신년에 이르러 선생께서는 영가永嘉로 돌아가셔서 은거하시면서 가난함을 편안하게 여기시고 근심하는 일이 없었다. 동치同治 경오년에 세상을 떠나셨다. 산천은 멀리 막히고 묘소墓所의 나무는 이미 아름드리가 되었다. 멀리서 옛일을 생각하니 눈물을 참을 수 없다. 슬프다! 선생께서는 순수한 자질과 높이 뛰어난 재주로 유儒 . 불佛 . 선仙 삼교三敎를 배우고 연구하셔서 늙어 갈수록 공부는 더욱 독실篤實하였다. 또 뜻이 세상을 깨우치는 데에 절실하여 이 글을 지으셨다. 꿈을 끌어다 비유하여 참된 것과 망령된 것을 변별辨別하고, 인과관계를 드러내 밝혔으며, 명상名相을 씻어버리고 생生과 사死를 가지런하게 하여,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꼭 깨닫게 하였다. 그 공적은 거룩하고도 크시다. 대체로 꿈이란 것은 혼魂과 정신이 교응交應하는 것이다. 일찍이 사모思慕하는 것이 있으면 홀연히 오고, 생각하는 바가 있으면 반드시 간다. 길吉하고 흉한 징조를 먼저 나타내며, 즐겨하고 두려워하는 깊은 심정心情에 통通한다. 그러나 어진 사람과 어질지 않은 사람은 감응感應함이 달라서 희미하여 밝히기 어렵다. 그런 까닭에 <주례周禮>에는 꿈 점치는 일을 맡은 관원이 있어서 정몽正夢 . 악몽噩夢 . 사몽思夢 . 오몽寤夢 과 치몽致夢 . 기몽觭夢. 함척咸陟 들을 추측하게 하였으니, 조짐과 감응이 부계符契를맞추는 것과 같다. 그러나 옛말에, "지인至人은 꿈이 없다."고 하였다. 배우는 사람이 만약 잘 수행修行하여 꿈이 없는 경지에 도달한다면, 거의 선생께서 사람들을 위하여 근심하고 슬퍼한 고심苦心에 저버림이 없을 것이다. 문생門生 유운劉雲은 적는다.
          출처 : 염화실
          글쓴이 : 無相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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