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몽쇄언(꿈과 인생)

[스크랩] 술몽쇄언(꿈과 인생>심적/心迹

시치 2007. 11. 2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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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원도 치악산 비로봉에서, 2007. 10. 27/無相行
    
         심적心迹
      
     지인至人은 꿈이 없다.
    물이 지극히 고요하면 물결이 없는 것과 같다.
    우인愚人도 꿈이 없다.
    물이 지극히 혼탁하면 그림자가 없는 것과 같다.
     성인聖人이 혼혼渾渾한 것은 남들과 같이 처세하기 때문이다.
    우인愚人이 혼혼한 것은 청탁淸濁을 분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성인이 의복과 음식을 남들과 같게 하는것은,
    남보다 특이特異하게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나,
    우인이 의복과 음식을 남들과 같게 하는 것은,
    자기가 남만 못할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성인의 마음을 살피지 않고 그의 자취만 배우는 것은,
    꿈을 찾아다니는 것이나 그림자를 쫓아 잡으려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至人無夢 如水至靜而無波 愚人無夢  如水至濁而無影 聖人之渾渾
      與物同游也 愚人之渾渾 不辨淸濁也 聖人之衣服飮食與人同 不欲異於人也 
      愚人之衣服飮食與人同 恐其不如人也  是以不察聖人之心而學其迹者 
      何異尋夢追影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외형外形이나 남겨진 발자취가 반드시 
    그 본질을 구명하는 것은 아니다.
    겉보기는 같으면서 실질은 정 반대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
    사물은 그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도道를 닦아 지극한 경지에 도달한 사람에게는 꿈이 없다.
    그는 욕망도 번뇌도 초월하였다.
    마음의 동요도 없다. 그저 담담할 뿐이다.
    마치 물이 지극히 고요하면 물결이 없음과 같다는 것이다.
    한편 우미愚迷한 사람도 꿈이 없다.
    그것은 너무나 못났기 때문에 무엇을 해보겠다는 욕망도 고민도 없이 
    그저 멍청하게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마치물이 몹시 흐리면 그림자가 나타나지 않음과 같다는 것이다.
     성인은 일상생활에 있어서 구태여 남들보다 특이한 일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자연 먹는 거며 입는 것이 수수하고 항상 남들과 같다.
    그러나 우매한 사람들은 자신이 항상 남만 못할까 긍긍하고 있으므로 
    남과 같게 하기를 애쓴다.
    성인은 청탁淸濁을 가리지 않고 함께 섞여 지내지만 물들지 않는다.
    우매한 사람은 무엇이 맑은 것이고 어느 것이 흐린 것인지르 모르기 대문에 
    뒤섞여 지내는 것이다.
     이와 같이 성인의 하는 일과 우매한 사람의 행동이 그 외형만으로는 다름이 없지만 
    그 실질은 전연 반대인 것이다.
    세상의 학자들이 성인의 마음은 살피려 하지 않고,
    겉으로 드러난 발자취만을 배우려고 하니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어리석은 생각이다.
    마치 꿈을 찾아다니고 그림자를 쫓아가 잡으려고 하는 어리석음과 같다는 것이다.
    이런 옛 시가 있다.
    
         산과 구름이 함께 희니
         산과 구름 구별 없네
         구름 흩어지고 산이 홀로 서니 
         일만 이 천 봉우리로구나.
         山與雲俱白 雲山不辨客
         雲歸山獨立 一萬二千峰
      
    
          출처 : 염화실
          글쓴이 : 無相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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