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좋은 시 상- 나를 파괴하라! 장미여 / 김왕노 올해의 좋은 시 상 나를 파괴하라! 장미여 / 김왕노 장미가 된 너를 창을 열고 불이 나서 구해 달라 요청하는 것처럼 불러도 대답도 그렇다고 나타나지 않는다. 장미여 오라. 장미의 침실로 나를 이끌 장미로, 장미는 따져보면 나와 격이 맞지 않는 꽃인가 내게 맞지 않는 꽃말을 가진 꽃 .. 수상한 시 2017.12.26
[스크랩] 2017년 제29회 정지용문학상 수상작 | 시계 / 김남조 시계 김남조 그대의 나이 90이라고 시계가 말한다 알고 있어, 내가 대답한다 그대는 90살이 되었어 시계가 또 한 번 말한다 알고 있다니까, 내가 다시 대답한다 시계가 나에게 묻는다 그대의 소망은 무엇인가 내가 대답한다 내면에서 꽃피는 자아와 최선을 다하는 분발이라고 그러나 잠시 .. 수상한 시 2017.09.25
來如哀反多羅(1-9) /이성복-2014(제11회)이육사문학상 2014(제11회)이육사문학상 來如哀反多羅(1-9) /이성복 래여애반다라 1 추억의 생매장이 있었겠구나 저 나무가 저리도 푸르른 것은, 지금 저 나무의 푸른 잎이 게거품처럼 흘러내리는 것은 추억의 아가리도 울컥울컥 게워 올릴 때가 있다는 것! 아, 푸르게 살아 돌아왔구나, 허옇게 삭은 새끼.. 수상한 시 2017.06.15
윤동주 서시 문학상(시산맥)수상작-앵두의 길/이경림 윤동주 서시 문학상(시산맥)수상작 앵두의 길/이경림 그 때 나도 터질 듯 붉었을까 온몸에 빽빽이 그걸 매달고 미친 듯 역류하고 있었을까 생각날 듯, 생각날 듯 앵두꽃 떨어지고 어디 꽃자리만한 영혼이 문득 앵두로 익어갈 때 누군가 간절히 ─얘들아, 그만 내려와, 너희들은 지금 너무 .. 수상한 시 2016.11.18
[스크랩] 죽음 기계 (외 1편) / 송승언 죽음 기계(외 1편) 송승언 혀 위에 얹힌 그것이 신속하게 흩어지지 않고 분쇄됨을 주저하고 있었다 자연에 속하지 않은 것들 이를테면 냉동제 비자연이라는 개념을 상상해낸 인간들에게서 나는 작은 따뜻함을 느낀다 여름이라 그와 같은 따뜻함은 또한 거부하고 싶은 것이기도 하지만 닫.. 수상한 시 2016.11.18
2016,풀꽃 문학상-모란이 지는 종소리/김수복 2016,풀꽃 문학상 모란이 지는 종소리/김수복 화성 용주사 저녁 범종은 가슴 깊이 숨을 들여 쉬었다가 멀리 몸속 항아리들을 내보내는데 아랫마을 사람들 둥근 가슴에까지 소리의 뿌리를 담아 재워서 뜰 앞 모란이 지는 그 슬픈 미소에 그 얼굴을 갖다 대어 보네 수상한 시 2016.10.11
2016, 미당 시 문학상-유리의 존재/ 김행숙 2016, 미당 시 문학상 유리의 존재/ 김행숙 유리창에 손바닥을 대고 통과할 수 없는 것을 만지면서…… 비로소 나는 꿈을 깰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보이지 않는 벽이란 유리의 계략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넘어지면 깨졌던 것이다. 그래서 너를 안으면 피가 났던 것이다. 유리창에서 손.. 수상한 시 2016.09.26
제11회 지리산문학상 수상작품 - 박지웅/서큐버스 외 4편 제11회 지리산문학상 수상작품 서큐버스 외 4편/ 박지웅 신도림역에서 애인의 침대로 갈아탈 수 있다 지하철에서 침대로 환승하는 이 구조에 놀랄 일은 없다 참 많이들 드나드는 곳이니 뭐 대수겠는가 누구든지 올라타면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 애인은 종이처럼 쉽게 불붙는 입술을 가졌.. 수상한 시 2016.08.04
호암상(예술상) 수상작-나폴리 민요/황동규 호암상(예술상) 수상작 나폴리 민요/황동규 명예교수 휴게실에서 문학의 죽음에 대해 대책 없는 토론을 벌이다 채 끝내지 못하고 나와 (이거 한평생 헛발질한 거 아냐?) 차 시동 켜고 오디오를 켠다. 옛 테너 스테파노가 부르는 나폴리 민요. 순환도로에 오르자 시야 가득 벚꽃 휘날린다. .. 수상한 시 2016.05.25
[스크랩] 2016 현대시/ 현대시학 작품상 수상작들 〈2016 현대시 작품상〉심사위원 : 박주택 오형엽 이재훈 조강석 입추에 여지없다 할 세네갈産 —마음이 아주아주 우주 5 김민정 구운 갈치를 보면 일단 우리 갈치 같지 그런데 제주 아니고는 대부분이 세네갈産 갈치는 낚는 거라지 은빛 비늘에 상처 나면 사가지를 않는다지 그보다.. 수상한 시 2016.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