必死 筆寫

[스크랩] 비 / 성선경

시치 2018. 10. 3. 02:09

  비

 

     성선경

 

 

 

    머리는 없고 토슈즈만 있다, 가슴은 없고 토슈즈만 뛰어다닌다, 다리도 없고 종아리도 없고 토슈즈만 음계를 밟는다. 몸통은 모두 없고 토슈즈만 바쁘다, 발목 위는 없고 다 없고 토슈즈만 뛰어다닌다, 그림자도 없이 토슈즈만 뛰어다닌다, 흙먼지 위의 흙먼지 위를 토슈즈만 뛰어다닌다, 연잎 위에 물방울이 또르르 구른다, 물방울 위의 물방울 청개구리가 한 마리 또다시 뒷발에 힘을 모은다.

 

 

             ⸻월간 시인동네2018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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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선경 / 1960년 경남 창녕 출생. 1988한국일보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모란으로 가는 길』『몽유도원을 사다』『서른 살의 박봉씨』『널뛰는 직녀에게』『, 풋가지등과 시선집 돌아갈 수 없는 숲.

 


출처 : 푸른 시의 방
글쓴이 : 강인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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