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화석 / 이창기
겨울비 내린 뒤
언 땅 뒤에 새겨진
어지러운 발자국
발자국 위에 또 발자국
뉘 집 창문 앞일까?
결코 놓칠 수 없었던,
끝까지 벗어나려고 발버둥쳤던,
그러나 끝내
서로에게 스미지 못하고 뒤영켜버린
순대 같은
어니 식은 떡볶이 같은
저 지독한 사랑의 흔적
그 진창의 발자국 속에는
아직 대답을 듣지 못한 말들이
살얼음처럼 간략하게
그러나 서로를,
힘껏 당기고 있다
밟아봐, 얼음 깨지는 소리, 경쾌하지?
둘러봐라,
내 생각엔
이 근처 어딘가에 그들의 무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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