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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아무개 시인의 이상한 반응

시치 2011. 10. 20. 18:03
Re:박 아무개 시인의 이상한 반응|손님방
강인한 | 조회 460 |추천 0 |2011.10.19. 18:41 http://cafe.daum.net/poemory/H3jb/770 

박 아무개 시인의 이상한 반응

 

 

   윗글은 오늘 오후까지 스크랩 금지, 복사 금지로 설정돼 있었습니다. 스크랩 1회의 표시가 있는 건 막 글을 올린 직후 카페 회원인 시인 한 분이 스크랩이 되나 안 되나 확인하느라 시험 삼아 스크랩했더니 …그 사실을 알려주고, 곧바로 두 가지 다 ‘금지’ 설정을 하는 게 좋겠다고 하여 금지한 것입니다. 원치 않은 잡음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였지요.

   나는 여기 언급된 박 시인과 당선 시인의 적극적인 반론, 변명, 아니면 사과의 글을 기대하고 기다렸습니다. 그러한 글이 보내오면 즉시 가감없이 여기에 소개할 작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런 소식이 없었고 이것을 우리 카페에서만 떠들 일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해당 신문사 문학담당 신준봉 기자에게 파일을 첨부하여 메일을 발송하였습니다.

 

   {파일=(어느 무명시인의 편지/ 강인한 선생님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 반론을 주신다면 그 메일을 받는 즉시 여기 [손님방]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2011. 10. 17 강인한 올림.)}

 

   시 부문의 예심과 본심을 맡은 권혁웅, 문태준, 나희덕, 이문재 시인 등에게도 똑같은 메일을 발송하였습니다. 어제까지 세 사람의 심사위원이 그 메일을 받아보았고 한 사람은 현재 해외에 나가 있는데 주말에 들어온다는 소식을 전해 받았습니다. 아마 심사위원들이 지금쯤 예의 검토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렇게 밝히는 이유가 있습니다. 박 시인으로부터 유쾌하지 않은 반응을 보내왔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결백 유무만 밝히면 될 터인데 굳이 내게 아침부터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길게 신호음이 울리기를 네 번. 나는 번번이 박 시인으로부터 온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내가 박 시인에게 이러쿵저러쿵 하는 말을 들을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작품이 표절이냐 아니냐, 대필이냐 아니면 응모자의 순수 창작이냐.

   내게 구차하게 해명할 필요도 없고, 그건 심사위원들이 자기들에게 주어진 객관적인 자료를 가지고 알아서 냉철하게 판단할 사안이기 때문이지요. 문제의 작품에서 아무런 표절 혹은 대필의 혐의가 없다고 판단할 수도 있고, 중요한 표절 혹은 모방의 흔적을 묵과할 수 없어서 당선을 취소할 수도 있겠지요. 나는 단지 자료를 제공한 어느 익명의 회원 대신 내가 편의를 제공했을 뿐, 실상 나는 어떠한 판단도 해석도 내리지 않은 상태입니다. 내 해석이나 판단은 저 심사위원들에게 조금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문자메시지가 왔습니다.

   “선생님이 거론하시는 문제는 심각한 명예회손(훼손?)입니다. 연락 안 되면 저녁에 댁으로 찾아뵈도 되겠지요? 거론된 사람들도 함께 가겠습니다.”

   여럿이 떼 뭉쳐서 우리 집에 찾아오겠다는 거로군요. 달갑지 않은 방문이고, 저 문제를 해결함에 앞서 여럿이 우리 집에 찾아오는 건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행동일 것입니다. 여럿이 위협적인 방문을 한다면, 나는 어쩌면 경찰을 불러야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회답의 문자를 보냈습니다.

 

   “만날 필요 없소. 고소하시고 법정에서 만나요.”

   잠시 후에 박 시인에게서 썩 야릇한 뉘앙스를 풍기는 문자가 왔습니다.

 

   “멀 법정까지 갑니까. 피를 보자시면 봅시다. 세상이 그리 만만한 게 아닙니다.”

 

   ‘피를 보자시면 봅시다’ 라니? 내 신상에 피 튀기는 위해를 가하겠다는 말도 되고, 법대로 하자는 말도 되는 듯싶습니다. 기분 나쁘고 야릇한 뉘앙스를 풍깁니다. 똑똑한 40대의 젊은 박 시인이 60대의 어리숙한 나에게 그리 만만하지 않은 인생을 한 수 가르쳐줄 심산 같습니다.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시게, 내 원하는 바이니….”

 

   혹시 법률적인 증거가 될지도 모르므로 이 문자메시지들을 나는 내 휴대전화 ‘문자보관함’에 지금 잘 보관해 놓고 있습니다. 저 문자메시지들이 내게 은연중 협박을 암시하므로 ‘공갈 협박죄’가 성립될는지 저녁에 퇴근해서 들어오는 우리 아이들에게 물어봐야겠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필요한 모든 자료를 이제부터 녹취도 하고 내게 오는 그의 문자메시지는 계속 보관도 할 요량입니다. (뜻하지 않게 내가 저 친구를 고소해야 할 사단이 생긴 건 아닌지......)

 

   만일에 박 시인이 나를 고소한다면 그 절차상 ‘사실 확인’이 있게 되는데 그것은 자기 스스로의 처지를 명백하게 밝히고, 그 다음 피해 사항(구체적인 명예 훼손 사항)을 적시해야 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예컨대, ‘경운서당’의 신입회원 선발 방식, 지도 방법과 수강료, 중요 공모전 응모할 때의 지도 방법과 편당 특별 사례금, 지금까지 등단시킨 빛나는 이름들 등등을 고소에 앞서 자기 스스로 밝히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게 편지로 제보한 익명의 회원이 내심 바라는 바는 ‘경운서당’에 관한 모든 것을 백일하에 밝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박 시인이 내게 사과하고 이 글은 그만 내렸으면 좋겠는데…….

 

 

   < * 이 답글은 현재 복사와 스크랩이 가능합니다. 아울러 답글의 윗글도 오늘 밤부터 금지를 해제합니다. >

   

 

                2011. 10. 19

                강 인 한.

               

 

  

 

 
물고기 11.10.19. 20:57 new
선생님, 괜히 제가 떨리네요. 무슨 죄짓는 것도 아닌데, 이건 글 쓰는 사람들의 자존에 관한 문제라 생각되는데, 글로 고민하고 글로 말하고 글로 교감하는 사람들은 모두 공감할 문제, 아닌가요? 누군가 나서서 진실을 말해야한다는, 이제라도 흐린물이 정화되기를 바라는, 선생님께서 그 소임을 자처하셨는데, 혼자 그 고통 다 받고 계신다는 것이 왠지 마음이 아픕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고통을 받으셔야할지, 푸른시의방 회원들의 지지서명이라도 받아야할까봅니다.(멀리서 선생님의 건강이 염려스러운... 고성만 올림)
 
강인한 07:38 new
고 시인. 그리 생각해 주시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석란 07:56 new
.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시비가 가려지고 시 쓰는 일이 신성해졌음 합니다. 진심이라는 단어가 흔한 시 세계 였음 하고 바래봅니다.
 
 
수진 11.10.19. 21:47 new
선생님 제게 온 메시지가 아닌데도 “멀 법정까지 갑니까. 피를 보자시면 봅시다. 세상이 그리 만만한 게 아닙니다.” 이 부분을 읽는데 소름이 끼칩니다. 어떤 말보다 물고기 시인님의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선생님 건강하십시오.
 
 
전영관 11.10.19. 21:48 new
당사자들은 부정하겠지만 의심 하기에 충분한 일입니다. 다음카페에도 문학 관련한 곳이 숱하고 그네들이 과연 이런 내용을 전혀 모르겠습니까? 수면 아래에 있었을 뿐이고 단지 구전되었을 뿐입니다. 어른이시고 선배시니까 뵙겠다는 청을 넣은 후에 편하게 이야기를 나눴으면 지금보다는 아름다운 결과가 나왔을 겁니다. 전후사정을 배제하고 문자메세지 하나만으로도 사과해야 할 일입니다. 이 일이 어떻게 마무리되는지 지켜보겠습니다. 선생님께서도 심려 마시고 환절기 건강을 우선하셨으면 합니다.
 
강인한 07:51 new
함께 걱정을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전 시인.
 
 
7옥타브고양이 11.10.19. 22:05 new
선생님, 마음 평온하게 가지시기 바랍니다. 무명시인이라는 분이 올려주신 편지에 인용된 분들도 기왕 좋은 지면에 등단을 하셨으니까 '표절은 아닌 것 같습니다.'라는 말로 거들고
싶었는데 딱히 그렇게 편들어 말하기는 어렵네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이와 같은 문구를 쓴 걸 발견하면 종일 자신의 한계에 대해 아파하는 것이 일반적인
시인들의 자세인데요...... 얼음물 떠놓고 우리 모두 손이라도 씻어야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강인한 07:38 new
조 시인. 괜찮아요. 우리 시단에서 누군가는 진작 이런 일을 앞장섰어야 했는데...
 
 
김근식 11.10.19. 22:41 new
우선 가슴이 떨려서 몇 번이고 다시 읽었습니다. 정말 시를 사랑하고 그래서 시를 쓰고 그 소망(명예)으로 후학을 배출하고 있는 이가 맞는지. 이건 아닙니다. 본인이 설사 억울하다고 해도 십년지기를 넘어 이십년도 더 되는 어른께 이건 아니지요. 선생님께서 젊은 시인께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이리 대하는 걸 보면 오히려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표절의 여부는 심사위원들께서 결정하시겠지만 어린 제가 읽기에도 너무 부담스러운 곳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지금은 선생님께 정중하게 사과부터 하십시오.
 
 
옥탑방 11.10.19. 22:44 new
" 멀 법정까지 갑니까. 피를 보자시면 봅시다. 세상이 그리 만만한 게 아닙니다.”
이 한 마디에 섬뜩합니다. 각설하고라도 문단의 대선배시인이신데 어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사과해야 마땅한 일이라 봅니다
선생님 힘내세요~ 건강 해칠까 두렵습니다
 
강인한 07:40 new
문단의 선배 대 후배가 아니라 이성적 판단과 논리로 맞서고 싶었는데... 저 친구가 너무 흥분한 것 같습니다.
 
 
화이팅 11.10.19. 23:08 new
항상 곧은 성품으로 후배들에게 존경을 받으시는 선생님께 저런 망말을....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떠도는 소문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문단의 이런 곪아가는 부분은 명백히 뿌리를 뽑아야된다고 봅니다
이번의 일로 인하여 후학에 열심히신 다른 선생님들마저 누가 될까 염려스럽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이 문제는 한번쯤 명백하게 밝히고 가야 한다고 봅니다
선생님 건강이 걱정스럽습니다
선생님 힘내세요~~~
 
 
이진수 11.10.19. 23:09 new
이번 일은 꼭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 우리 스스로를 바로 세우는 칼날로 시를 공부하는 이에게나 가르치는 이에게나 좋은 경험이 될 겁니다. 그러나 모든 것에 앞서 박 시인께서는 강인한 선생님께 사과를 드려야할 것입니다. 하고 안 하고는 본인 인격 문제 겠지만. 선생님 존경합니다 힘내십시오.
 
 
이정훈 15:44 new
이 글을 읽고 너무나 속상해요.
무명시인이 누군지 모르겠지만 그 약자를 대변하시는 선생님의 배려심과 강직한 성품을 존경합니다
모두가 "예" 하는데 "아니요" 소신대로 행하시는 선생님께 화이팅
 
 
린네 11.10.19. 23:25 new
정말 너무하는군요
항상 배려심 깊은 선생님 존경하는 마음으로 이 카페에서 많은 것을 배워가곤 하는데,
아무튼 저런 심한 말을 한다는 건 도리가 아니라고 봅니다
사과가 먼저인것 같네요
선생님 건강 챙기세요 걱정됩니다
 
 
진서란 11.10.19. 23:30 new
자세한 내막은 알기 어렵지만 마음고생이 많으시겠습니다. 저는 진주의 강희근 교수님 밑에서 시를 공부하는 제자입니다. 엊그제 뵙고 선생님 카페에 문을 두드렸다고 말씀드리니 잘했다고 하시며 선생님의 칭송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교수님께 들었던 인품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대, 선생님 본뜻을 거슬리지 않고 잘 추스러질 듯 합니다만 어쨌든 서로간 오해의 여지없이 원만하게 잘 정리되기를 바랄게요
 
 
무등 07:00 new
강선생님 힘 내십시오. 후학들을 가르치시느라 고생이 많으시네요. 어느 무명시인의 편지를 카페에 올려주신 선생님의 큰 뜻에 박수를 보냅니다. 솔직히 그런 자료를 제공해 주시는 분이 몇 분이나 되겠습니까? 다 함께 한국시단의 미래를 위해 고민해보자는 뜻으로 올린 글이라 봅니다. 편지를 보낸 무명시인의 의도도 그런 뜻 아닐까요? 바른 길을 가르쳐 주시고 한국시단의 새로운 길을 모색, 온고지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선생님 뒤에는 많은 제자가 초롱초롱 눈 뜨고 있다는 사실을 보람으로 느끼시고요, 몸과 마음 항상 건강하십시오.
 
강인한 07:34 new
고맙습니다. 박 선생님. 너무 심려 마십시오. 늘 건강하시기를...
 
 
생강나무 09:01 new
선생님 건강이 걱정 됩니다. 선생님의 인품을 존경하고 선생님을 따르는 시조를 쓰는 사람입니다. 마음을 평온하게 가지십시오..누군가는 바른 말을 해야 하는데 선생님께서 총대를 매셨을 뿐...그 시인도 젊은 혈기에 뱉은 말일겁니다. 누구보다 본인이 잘 알고 있겠지요...시인이란 자신을 귀하게 여기는 자존심 버리면 남는 건 허울 뿐인 것을요.
 
 
케모마일 09:17 new
카페 가입한 이래 처음으로 글을 써 봅니다. 진실 여부를 논하기 전에 어른에 대한 예의에서 너무 무례한 언사라고 생각합니다. 힘내세요 선생님!
 
 
김재준 15:23 new
항상 마음의 거처이면서도 '생활' 때문에 그리워만 하다 소식 듣고 들어왔습니다. 다시 한 번 더 엄정함을 배웁니다. 선생님의 댓잎보다 푸른 말씀을 경청합니다. 선생님의 말씀을 배움의 길로 삼았던 한 사람으로서 선생님에게 날아오는 어둠의 돌 하나라도 나누고 싶습니다.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꾸벅~~
 
 
달풀 17:22 new
선생님 힘내세요
가끔 들어오는 습작생이지만
선생님의 강직한 성품을 느꼈습니다
정의가 승리할겁니다.
찬찬히 읽어보니 그간의 경로가 한 눈에 들어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