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모음

자아와 영혼의 대화- 에이츠

시치 2011. 7. 7. 15:45

자아와 영혼의 대화
                                         - 에이츠
                     I
    
나의 영혼
    고대의 나선 계단으로 나와
    그대 온 정신을 집중하시게. 저 가파른 계단에,
    저 부서져 무너져 내리는 총안(銃眼)에,
    바람 한 점 없이 별이 빛나는 밤에,
    보이지 않는 극점을 가리키는 저 별에,
    방황하는 모든 생각들을
    모든 생각이 다한 지점에 고정시키게.
    누가 어둠과 내 영혼을 구별 할 수 있겠는가?

나의 자아
    내 무릎 위에 놓인 신성한 검은
    사토의 옛 검, 아직 옛날 그대롤세.    
    여전히 예리하고, 여전히 거울 같고,
    수세기가 지나도 흠이 없네.
    꽃무늬가 수놓인 낡은 비단천은
    어느 궁중 여인의 옷에서 찢어낸 것,
    나무 칼집에 감겨 묶여 있어,
    색이 낡고 올이 헤져도 여전히 감싸고 있네.

나의 영혼
    인생의 전성기를 한참 지난 뒤에도  
    사랑과 전쟁을 표상하는 일들을
    왜 인간의 상상력은 기억해야 하는가?
    만일 상상력이 이 세상의 일들을 경멸하고
    지성이 이곳, 저곳, 그리고
    또 다른 곳으로 방황한다면
    죽음과 탄생의 죄부터 벗어 날 수 있는
    선조의 그 밤을 생각하시게.

나의 자아  
    몬타쉬기 3대 손이 그 검을 벼렸지.
    500년 전에, 그 검 옆에는
    내력을 모르는 수놓은 꽃무늬가 있네.
    나는 심홍색 꽃무늬와 이 모든 것들을
    그 밤을 표상하는
    이 탑과 대치해서 낮의 상징으로 삼으려네.
    그리고 군인의 권리처럼 주장하려네.
    다시 한 번 그 죄를 범 할 특권을 주십사고.

  나의 영혼
      그 영역에는 그런 충만함이 넘쳐흘러
      마음의 웅덩이로 흘러드니
      그런 사람은 귀도 입도 눈도 막힌다네.
      지성은 더 이상 구별하지 않기 때문이지.
      욕망과 그 대상을 아니면 주체와 객체를
      말하자면, 천국에 오르는 셈이지.
      단지 감각을 넘어선 자 만이 용서 받을 수 있지.
      그러나 그것을 생각하면 내 혀는 돌덩이가 된다네.      
      
                          II

나의 자아
      산 자는 눈이 멀어 자기가 내놓은 오물을 먹지.
      그 도랑이 더러운들 어떠하리?
      내  기꺼이 다시 한 번 산들 어떠하리?
      성장에 따른 고통,
      소년시절의 치욕,
      어른으로 변해가는 소년의 그 비통,
      성숙하지 못한 남자 그리고 그의 얼빠진 행동과
      마주해야하는 자신의 고통을 참아내야 한대도.

      적에 에워싸인 훌륭한 사람 ----
      하늘에 걸고 어떻게 그가
      심술궂은 눈의 거울에 비친
      그 더렵혀지고 추해진 자신의 모습에서 도망칠 수 있을까?    
      결국 그 모습이 틀림없이 자신이라고 생각 할 때까지.
      그리고 명예가 겨울의 돌풍 속에서 그를 찾는다고 한들
      도망치는 이로움이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기꺼이 다시 태어나도 만족하네.
       여전히 다시 태어나도 만족하네. 삶이 곤두박질한대도
       장님이 장님들을 구타하는
       개구리 알이 우글거리는 장님의 도랑 속으로,
       아니면 가장 다산의 도랑 속으로,
       한 남자가 자신의 영혼과 인연 없는 거만한 여인에게
       구애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그로 인해 고통스럽다 해도.

        행동이나 사상에서 일어난 모든 사건들
        나는 기꺼이 그 근원을 따르는 데 만족하네.
        운명을 재게, 내에서 운명을 면제하게.
        나 같은 자도 회한을 버리고 간다면
        기막힌 환희가 가슴으로 흘러들어
        우리는 웃고 노래해야만 하네.
        우리는 온갖 것에서 축복 받고
        우리가 바라보는 온갖 것들은 축복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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