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41]
- 농 담
- 이 문 재
- 농 담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를 더 멀리 내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
- ▲ 일러스트=클로이
세상 가장 밝은곳에서 가장 빛나는 목소리로 / 유익종
언젠가 맛난 것을 먹으면서 한 열 사람쯤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으면 제 삶을 한 번 의심해 봐야 한다는 얘길 들은 적 있다.
이문재 시인(49)은 대학 시절 청량리의 어느 이발소 다락방에서 자취를 했었다.
그의 사랑은 가난에서 자란 사랑이고 잃어버린 가난에 대한 사랑이고 너무 빛나고 빠른 것에 밀려난, 느리고 그늘진 것에 대한 사랑이다.
1999년 세 번째 시집'마음의 오지' 2005년 제5회 지훈상 문학부문을 수상 2006년 첫 산문집 '이문재 산문집' 현.시사저널 편집위원 <시운동>동인 계간<문학동네>편집 주간 경희사이버대학 문창과 초빙교수
이문재 시인 프로필
1959년 경기 김포 출생
1982년 <시운동> 4집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 시작
1985년 경희대 국문과 졸업
1988년 첫시집 '내 젖은 구두 벗어 해에게 보여줄 때(민음사)
1989년 시사저널사 입사(현재까지 근무)
1993년 두 번째 시집 '산책시편'(민음사)
1995년 제 6회 김달진 문학상 수상
금줄 / 이문재
베란다에 못 나간다
며칠 집 비운 사이
올챙이 두 마리가 개구리가 되어 있었다
민달팽이도 달팽이와 함께 기어다니고
독 뚜껑에다 키우는 금붕어까지 튀어나온다
화분 열 댓 개 놓여 있는 남향 베란다
수돗물 먹고 사는 초록들이
배합사료 받아먹는 생명들이
한 여름 죽어라고 살아낸 것이다
.....
언제 누가 밟을지 모른다
언제 무엇이 밟힐지 모른다
이 엄연한 생태를 보아라
도시 바깥을 낯설어하며
야생을 두려워하며
너무 웃자란 딸아 너무 어린 아들아
사람이 제일 무서운 것
우리들 사람이 제일로 무지한 것
두 아이 낳았을 때도 치지 못했던
금줄을 베란다 입구에 쳐놓는다
당분간 출입 제한 구역이다
..........부분, 한국문학 2005년 가을호 발표
'애송 사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43] 고추씨 같은 귀울음소리 들리다 - 박 성 (0) | 2008.11.12 |
---|---|
[스크랩]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42] 사랑 (0) | 2008.11.12 |
[스크랩]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40]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0) | 2008.11.12 |
[스크랩]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39] 마치…처럼 - 김 민 정 (0) | 2008.11.06 |
[스크랩]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38] 서울에 사는 평강공주 - 박 라 연 (0) | 2008.1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