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약/김륭 치약/김륭 오늘은 사랑에 빠졌다는 당신의 달콤한 계단이 되어보기로 한다. 사랑이 밥 먹여 주냐, 욕 대신 꽃을 퍼붓는 배고픈 짐승들의 가래침은 튜브에 담아 무릎 다친 골목의 연고로 사용하기로 한다. 물간 고등어 한 마리, 달을 뒤집는 저녁 킁킁 비린내를 칫솔로 사용하는 도둑고양이 발톱 하나 .. 必死 筆寫 2011.02.17
기차를 기다리며/천양희- -기차를 기다리며/천양희- 기차를 기다려보니 알겠다 기다린다는 것이 얼마나 긴 길인지 얼마나 서러운 평생의 평행선인지 기차를 기다려보니 알겠다 기차역은 또 얼마나 긴 기차를 밀었는지 철길은 저렇게 기차를 견디느라 말이 없고 기차는 또 누구의 생에 시동을 걸었는지 덜컹거린다 기차를 기다.. 必死 筆寫 2011.01.07
못 위의 잠/나희덕 못 위의 잠 나희덕 저 지붕 아래 제비집 너무도 작아 갓 태어난 새끼들만으로 가득 차고 어미는 둥지를 날개로 덮은 채 간신히 잠들었습니다 바로 그 옆에 누가 박아놓았을까요, 못 하나 그 못이 아니었다면 아비는 어디서 밤을 지냈을까요 못 위에 앉아 밤새 꾸벅거리는 제비를 눈이 뜨겁도록 올려다.. 必死 筆寫 2010.12.26
김륭/하품, 당신의 입술은 기억할까? 하품 사월, 벚꽃나무 아래 김밥 싸놓고 싸웠다 김밥 한 줄 먹여주지 못하고 애인이랑 싸웠다 명박이 때문에 싸웠다 병든 아비걱정 까먹고 공부 못하는 자식걱정 팽개치고 명박이 때문에 싸우다니, 할 일이 그렇게 없냐고 햇살이 쿡, 쿡쿡 눈구녕을 찔렀다 씨발, 눈에 뵈는 게 없었다 거지발싸개 같은 봄.. 必死 筆寫 2010.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