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관련

野壇法席(盜賊의 道)

시치 2019. 4. 21. 17:38

野壇法席

 

오늘 법청사에서 야단법석이 있었다.

법사스님으로 오신 경남 불교대학의 설립자이자 학장인 원정스님의 법문을 듣다말고 폰을 꺼내 메모를 하였다. 도척이라는 도적의 괴수에 관한 이야기에 관심이 갔던 것이다.

집에 오자마자 검색을 하여 이런 글들을 읽을 수 있었다.

 

盜賊

 

도척盜跖은 도둑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데, 실은 공자 당신의 노나라 현인 유하계柳下季의 동생으로 무리 9천을 거느리고 여러 나라를 침략한 대도大盜였습니다.

 

장자가 도척에게 "도적질에도 도가 있읍니까?"하고 질문합니다. 도척의 대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감추어진 것을 알아내는 것은 성입니다.

 

남보다 먼저 들어가는 것이 용입니다.

 

늦게 나오는 것이 의이며,

 

도둑질해도 되는가 안 되는가를 판단하는 것이 지입니다.

 

도둑질한 물건을 고르게 나누는 것인 인입니다.

 

-신영복의 <강의>중에서...

 

 

 

 

 

 

 

 

 

 

 

 

 

 

 

 

또 다시 검색하여 이런 글도 읽는다

 

 

공자와 도척 이야기(1)

동서고금을 통하여 도척만큼 악랄하고 짐승 적인 사람도 없다 그는 만여 명의 부하들을 거느리고 천하를 주 유하며 제후들의 영토를 침범하여 소와 말들을 훔치고 부녀자들을 약탈했으며 사람을 잡아 회를 쳐 먹기도 했던 천하에 둘도 없는 잔인무도한 사람이다 그런데 그의 형인 유 하계는 같은 형제간인데도 공자와 친교를 맺으며 군자에 길을 가고 있다. 도척이란 춘추전국시대에 사람으로 포악하기가 천하에 둘도 없는 악랄한 도둑으로 형님인 휴 하 혜(柳下惠)는 공자나 맹자가 격찬할 정도로 훌륭한 인물이지만 동생인 그는 수천의 부하를 이끌고 천하를 마음 내 키는 데로 휘저으며 돌아다니고도 천수를 다하여 사마천을 탄식시킨 인물이다 그는 강도짓을 하러 들어가는 것을 용()이라 하고 나오는 것을 의()라 하면서 사람들에게 강도짓이야말로 진정한 훌륭한 일이라고 부추겼던 인물이다. 시경(詩經)에 보면 전전(戰戰)이란 겁을 먹고 벌벌 떠는 모양을 말하고 긍긍(兢兢)이란 몸을 삼가는 모습을 말한다 그리고 심연(深淵)에 임하다(臨深淵) 폭호빙하(暴虎憑河)라 살얼음(薄水)을 밟는다(履薄水)라는 말도 똑같은 말로서 위기감에 절박해진 심정을 말한다 공자가 도 척을 만나서 새로운 사람이 되도록 설득하려다가 전전긍긍하고 돌아왔다. 하루는 공자가 유 하계에게 자네는 지금 세상에서 알아주는 재사(材師)인데 천하에 못된 짓만 골라하는 동생하나 가르치지 못 하는가 자네가 안 되면 내가 설득 해볼까 그랬다 아니네 하지 말게나 내 동생 도 척이란 놈은 마음이 용솟음치는 용광로처럼 뜨겁고 의지는 회오리바람같이 사나우며, 완력은 천하에 적수가 없으며 말솜씨는 자기를 변명하는데 누구도 당하지 못하고 제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불같은 성을 내며 누구도 무사하지 못하니 부디 가지 말게나 하였다. 그러나 공자가 누구인가 사람을 설득 시키는 데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그가 그렇게 쉽게 포기할 위인이 아니기에 결국은 도척을 만나러 갔다 도 척은 그때 부하들을 쉬게 하고, 자신은 사람의 간을 회를 쳐 먹고 있는 중이었다. 저는 노나라에 사는 공구라는 사람인데 장군의 높은 의기(義氣)를 듣고 삼가 재배로써 알현코자 합니다 하고 도 척에게 만나 보기를 청하자 막사 안에서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들린다 너는 노나라의 위선자 공구가 아니냐 머리에는 이것저것 장식한 관을 쓰고 허리에는 죽은 소가죽으로 만든 띠를 두르고 세상을 주유하며 부질없는 소리를 만들어 지껄이며 다니는 놈이 아니냐. 농부들은 농사를 지어 끼니를 때우기도 어려운 시절에 농사나 길쌈도 하지 않으며 알량한 입술로 현량들을 꼬드겨 배를 채우고 그것도 모자라 세상을 옳다 그르다 멋대로 판단을 하고 다니며 천하의 군주들을 미혹시키고 학자들로 하여금 근본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만들면서 함부로 효니 덕이니 하며 제후들에게 요행으로 인정을 받아 부귀라도 누려 볼까 하는 속셈을 갖고 있는 놈이 아니냐 너의 죄는 참으로 무겁다. 당장 돌아가거라. 그렇지 않으면 네 간으로 점심반찬을 만들겠노라 했다. 공자는 가슴이 뜨끔했으나 다시 말을 한다 저는 장군의 형님인 유 하계와 친분을 두텁게 하고 있습니다 부디 장군의 신발이라도 쳐다볼 수 있게 해 주시오 하자 갑자기 험상궂은 얼굴의 도척은 쿵쿵거리며 뛰어나와 두발을 떡 벌리고 칼자루를 어루만지며 눈을 부릅뜬 채 큰 소리로 외친다 공구야 용건이 무엇이냐 빨리 말하거라 너의 말이 내 뜻에 맞으면 살 것이로되 그렇지 않으면 죽을 것이로다 함께 동행했던 공자의 제자들은 간담이 서늘했다. 공자는 도척에게 크게 두 번 절을 하고 장군! 천하에는 세 가지 덕이 있습니다 첫째는 태어나면서부터 키가 크고 체격이 늠름하며 용모가 아름다워 늙은이도 젊은이도 고귀한 이도 미천한 이도 모두 그를 좋아하는 것이며 둘째는 지혜가 천지를 뒤덮고, 모든 사물의 이치를 헤아리고 있는 것이요 셋째가 용감무쌍하여 부하를 많이 거느리는 것입니다.

 

공자와 도척 이야기 (2)

공자가 진퇴양난에 빠졌습니다. 도척의 형 유하계에게 도척을 설득하겠다고 자신 했는데 수문장이 전해주는 도척의 말을 들어보니 잘 못하다가 영낙없이 죽게 되었습니다. 가진 것이라고 혀 밖에 없는데 도척의 사람됨으로 보아 설득당할 위인이 아닙니다. 이때 어떤 방법을 사용해야 할까요. 공자가 생각한 방법이 치사하지만 도척의 기분을 맞추어 주는 것입니다. 애걸복걸하여 어렵게 승허락은 받은 공자는 총총 걸음으로 도척 앞으로 나아가 앞자리를 피하고 뒷자리로 물러나 큰 절을 두번 올린다. 천하의 도둑 도척이 공자가 하는 꼴을 보고 두 발을 벌리고 칼자루을 만지작 거리면서 눈을 부릅뜨고 살기 등등한 기세로 "(, 구는 공자의 이름이다), 앞으로 냉큼 나오너라. 네 말이 내 뜻에 맞으면 살려 주겠지만 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죽는 줄 알아라"하고 말한다. 공자는 앞으로 나아가 삼가 말을 올린다. 먼저 장군께서 노여움을 거두어 달라고 한후 이렇게 말한다. "제가 듣기로는 천하에 3가지 훌륭한 덕이 있답니다. 테어날 때부터 몸이 장대하고 용모가 더없이 아름다워 세상의 그 누구도 한 번 보기만 하면 좋아하게 되는 것이 최상의 덕이라 하고, 지혜가 천지를 포용하고 재능이 모든 사물에 미치는 것이 중덕이라 하고, 용맹하여 많은 부하들을 자유 자재로 통솔하는 것이 하덕이라 합니다. 3가지 덕 중 한 가지 만이라도 갖추고 있는 사람은 군주의 자리에 올라 제후라고 칭할 수 있습니다." 공자는 말을 더 이어 간다. "그런데 장군께서는 이 3가지 덕을 모두 갖추고 계십니다. 키는 여덟자 두치나 되고, 얼굴 빛은 떠오르는 태양처럼 빛나며, 입술은 물들인 듯 붉고, 치아는 조개를 늘어놓은 듯 가지런하며, 목소리는 황종의 음률과 같습니다. 그럼에도 장군께서 도둑의 두목이라 불리우고 있으니 저는 장군을 위하여 평소 애석하고 부끄럽게 생각해 왔습니다. 만약 장군께서 저의 말을 들어 주실 뜻이 있다면 저는 남쪽으로 오나라와 월나라를 찾아가고, 북쪽으로 제나라와 노나라를 찾아가고, 동쪽으로 송과 위를, 그리고 서쪽의 진나라와 초나라로 심부름꾼이 되어 그들나라 제후를 설득하여 장군을 위해 수 백리 큰 성을 쌓고, 또 수 십만호의 봉읍을 내리게 하여 장군을 그 곳의 제후로 떠받들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장군께서는 천하의 제후들과 함께 정치를 하고, 전쟁을 종식시켜 병사들을 고향에 쉬게 하며, 형제들을 잘 돌보아 주고, 또 조상을 공경하여 제사를 올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일은 성인과 재주가 영민한 사람의 행위이며, 또 천하 백성들이 바라는 일이기도 합니다." 공자의 이같은 아첨어린 말을 들은 도척은 고개를 약간 뒤로 젖히고 큰입을 벌려 큰소리로 "푸하하하... " 웃고는 공자의 말을 하나하나 반격하기 시작한다.

 

공자와 도척 이야기(3)

 

이렇게 죽어간 네 사람은 제사에 쓰고 남은 제물로 찢어발겨져 강물에 던져진 개나 돼지고기와 비슷했으며 거지가 표주박을 들고 길거리에 구걸을 하러 다니는 모습과 하나도 다를 게 없는 사람들이다 그러기에 그들은 모두가 자기의 명분에 얽매이어 아까운 죽음을 가벼이 여기고 인간의 근본으로 돌아가 자신들의 수명을 보전하려 하지 않은 자들이다 이 시대에 말하는 충신이란 비간이나 오자서만한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말들을 한다 그러나 오자서는 처형을 당해 시체가 강물에 던져 졌고 비간은 가슴을 찢기어 심장이 드러내어졌다 이 두 사람은 천하에서 말하는 충신들이다. 그러나 마침내는 천하의 비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내가 지금까지 말한 여섯 임금과 오자서나 비간까지 따지고 보면 모두 귀한 인물들이라고 할 만한 것이 못되는 것이다. 네가 나를 설득하려고 귀신이야기를 한다면 내가 모를 수 있을지 모르나 사람에 관한 일로 이야기한다면 여기서 더 이상 벗어나지 못할 것인즉 그것들은 모두 내가 들어 알고 있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이제 내가 너에게 사람의 성정에 대해 이야기해 주겠다. 눈은 좋은 빛깔을 보려 하고 귀는 좋은 소리를 듣고 싶어하며 기분은 만족을 바란다 사람의 수명은 기껏해야 백살 그것도 병들고 여위고 걱정거리로 괴로워하는 것을 빼고 나면 그 가운데 입을 벌리고 웃음을 가지고 있는 시간은 한달 중에 겨우 사오일 정도밖에 지나지 않는다 하늘과 땅은 무궁하지만 사람에게는 죽음에 이르는 일정한 때가 있다 이 유한한 육체를 무궁한 천지 사이에 맡기고 있기란 준마가 좁은 문틈을 휙 달려 지나가 버리는 것과 다름이 없다. 따라서 자기의 기분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그 수명을 보양하지 못하는 자는 모두가 도에 통달하지 못한 사람인 것이다 네가 하는 말들은 모두 내가 내 버리는 것들이다 당장 뛰어 돌아가거라 다시는 그런 말을 하지 말아라! 너의 도()라는 것은 본성(本性)을 잃은 채 무엇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는 사기와 허위일 뿐이다 그런 것으로는 사람의 참된 모습을 보전할 수 없느니라 나와 어찌 논의할 대상이나 되겠느냐 여기까지 마치자. 넋이 나간 공자는 두 번 절하고 빠른 걸음으로 문밖으로 달려 나와 수레에 올라서면서 정신이 없어 말고삐를 세 번이나 잡았다 놓쳤다 하고 눈은 멍하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으며 얼굴은 불꺼진 잿빛이었다 수레 앞턱의 가로나무에 기대어 머리를 떨구고는 숨도 제대로 내쉬지 못할 정도였다 쉼 없이 달려와 노나라의 동문에 이르러 마침 유 하계를 만났다. 유 하계가 말한다 요즘 며칠동안 보지를 못하였는데, 거마(車馬)의 행색을 보아하니 어디를 다녀오신 모양인데 어디를 다녀오셨는가 하고 묻는다 공자는 하늘을 우러르며 한숨을 내쉬고 아직도 넋이 나간 모습으로 말한다. 그렇다네 자네 동생 도 척이란 놈을 만나고 돌아왔는데 도척을 만나고 난 다음 나에 상태를 말하자면 몸에 아픈데도 하나도 없는데 온몸에 뜸질을 당한 기분이며 지금도 누군가 뒤를 따라와서 커다란 손으로 덜미를 움켜 쥘 것만 같은 기분이며 마치 허둥대며 달려가다가 성난 호랑이 아가리를 벌려보고 수염을 잡아당겨 자칫하면 호랑이에게 먹힐 뻔했던 모습과 똑같네! 이렇게 공자는 도척을 만나고 돌아와 며칠동안을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고 전전반측이 되었다 한다. 전전반측(輾轉反側)이란 밤새도록 잠을 못 자며 이리 뒤 척 저리 뒤 척하는 모습이다 그러기에 훗 날 사마천이 도척에 대하여 사람의 생사에는 명()이 있고 부귀(富貴)는 하늘에 있어 행실을 바르게 하여도 복이 없는데 어찌하여 사악한 짓만 골라서 하는 도척은 무슨 복이 그렇게도 많아 호의호식을 하면서도 장수(長壽)를 하는가 하고 한탄했다 한다.


아래와 같은 속담이 존재한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참 모르는 게 많음을 새삼 실감하는 날이다)

 

*도척이라 한들 언문이야 못하랴

*도척의 개 범 물어 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