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산/허이영(2015,6유심)
산마을에 어둠이 차면
무두불이 좌선을 한다.
불두는 달로 차서 이울고
하늘이 대신 머리로 올라앉았다.
가사를 흐르던 바람이
똑똑똑 목탁 소리로 깊으면
별이 된 사리는
그믐밤마다 엉긴 어둠 풀고 있다.
가끔,
무게를 이기지 못한 사리 하나
지상의 마른기침 소리에 놀라 하늘을 놓치면
허공에 획 하나 긋고 지상으로 진다.
산마을 아이들이
염불처럼 소원을 재잘거리면
그믐산은
어둠을 더듬어 마을을 읽어내고는
안으로
별꽃 닮은 사리 하나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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