直指

[스크랩] 무비스님의 直指〈55〉도신대사와 홍인대사-늙은 홍인대사 몸 바꾸어 法 부촉 받아

시치 2009. 12. 14. 14:31

늙은 홍인대사 몸 바꾸어 法 부촉 받아

〈55〉도신대사와 홍인대사

 
 

四祖 因栽松道者 來相見 語言相契 祖曰汝年已老 改形而來可也 道者珍重 便行下山 至濁港 見一處女浣衣 遂云我欲借汝家一宿 女云有父母在 道者曰肯 女云 去問我父母宿 道者去不遠 於一樹下坐化去 其女從此有孕 生一男子 被父母訶 及是非不能洗 便將兒子抛於江水中去 復廻 次日見兒 逆流而去 不忍復收養之
 
乞食度日 至七歲 携在黃梅 路上見四祖 祖問曰童子何姓 子答曰姓卽有 不是常姓 祖曰是什姓 子曰佛性 雖有佛性 汝且不會子曰非但我不會 三世諸佛 亦不會 祖曰爲什不會 子曰性空故 祖識其法器 卽便出家 乃傳衣付法

 
 
4조 도신대사가 재송도자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말이 서로 계합하였다. 4조가 말하였다. “그대의 나이가 이미 늙었으니 몸을 바꾸어서 오는 것이 좋을 것이다.” 재송도자가 아무런 말이 없이 곧 산을 내려가서 탁항에 이르렀다. 한 처녀가 빨래하는 것을 보고 드디어 말하였다. “내가 그대의 집을 빌려서 하룻밤을 묵고자 하노라.”
 
처녀가 말하였다. “부모가 계십니다.” “그대는 허락하는가?” “집에 가서 저의 부모에게 물어보겠습니다.” 재송도자가 멀리가지 아니하고 한 나무 밑에 앉아서 입적하시니라. 그 처녀가 이로부터 잉태하여 한 아들을 낳으니 부모의 꾸짖음과 옳고 그름을 씻을 수 없게 되어 곧 아이를 데리고 가서 강물에다 던져버리고 가버렸다. 다시 돌아와서 다음날에 아이를 보니 물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다. 차마 버릴 수가 없어서 다시 거두어 기르게 되었다.
 
걸식하면서 세월을 보내다가 일곱 살이 되어 황매산에 갔더니 길에서 4조 도신 대사를 만났다. 도신 대사가 물었다.
 
“동자는 성이 무엇인가?” 아들이 대답하였다. “성은 있으나 보통 성이 아닙니다.” “무슨 성인가?” “불성입니다” “비록 불성은 있으나 너는 아직 알지 못할 것이다.” “비단 저만 알지 못할 뿐 아니라 삼세제불도 알지 못합니다.” “무엇 때문에 알지 못하는가?” “불성이 공하기 때문입니다.” 4조 대사는 그가 법의 그릇임을 묵묵히 아시고 곧 출가를 시켜서 가사를 전하고 법을 부촉하였다.
 
 
4조 도신대사가 ‘누구냐’ 묻자
 
“저기 소나무 심은 자”라 대답
 
 
해설 : 제4조 도신 (道信, 580~651)대사와 제5조 홍인 (弘仁, 602~675)대사를 함께 이야기하였다. 소나무를 심었다는 뜻에서 재송도자(栽松道者)라는 별명을 가진 분이 5조 홍인대사다. 도신대사가 제자가 될 재송도자를 처음 만났을 때는 자신보다 나이가 더 많았다. 그리고 매우 늙은 이였다. 그래서 다시 몸을 바꾸어서 세상에 돌아오면 그 때 다시 제자를 삼아 법을 전하겠다는 도신 대사의 말씀에 따라 재송도자가 몸을 바꾸어 오는 과정의 이야기다.
 
아무리 도인들의 약속이라 하더라도 후인들을 위하여 증거를 삼을 만한 것을 남겨야 했다. 그것이 황매산에 소나무를 심은 일이다. 다시 돌아왔을 때 4조 대사가 “그대가 누구냐?”고 물었을 때, “저가 바로 저기에 서 있는 저 소나무를 심은 사람이라”고 하였다. 이와 같은 게송이 남아있어서 그 사연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쓸쓸히 백발인체 청산을 내려가서 팔십 먹은 옛 얼굴을 바꾸고 돌아오니 사람은 소년이나 소나무는 늙어있네. 이로부터 세상에 다시 옴을 알았구나.(蕭蕭白髮下靑山 八十年來換舊顔 人忽少年松自老 始知從此落人間)
 
홍인대사는 아버지도 없는 젊은 처녀의 몸에 강신(降神)하여 세상에 태어났다. 그 처녀의 처지가 오직하였겠는가. 집에서는 쫓겨나고 세상 사람들로부터는 손가락질을 당해도 한마디의 변명도 할 수 없는 사정이었다. 태어나서는 핏덩이인체 물에 던져졌다. 그리고도 모진 목숨은 살아있어서 끝내는 부처님의 정법안장을 부촉받기에 이른다. 그와 같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오늘에 이른 불교다.
 
일곱 살 먹은 소년과 도신대사와의 대화가 매우 빼어나다. “비록 불성은 있으나 너는 아직 알지 못한다”라고 하였을 때, “저만 알지 못할 뿐 아니라 삼세제불도 알지 못합니다”라고 대답한 것은 만고에 절창이다.
 
무비스님 / 조계종 전 교육원장

출처 : 염화실
글쓴이 : 文殊法供養會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