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외1편/석여공
누가 첫입술로 저 동백에 입맞춤 했나
누가 저 동백 못잊게 해서
들어오시라고 성큼 꽃 속으로 동백길 가자고
붉은 몸 열어 만지작거리게 했나
저 동백 누가 훔쳐 달아나 버려서
혼자라도 아득히 그리운가 저 동백
동백을 보면 언제나 몸살지게 춘정은 살아
동백을 보면 나 아직 쿵쿵 뛰는 가슴이어서
그대여 저 붉은 귀에다 소식 전하면
그 길에 누워서 죽어버려도 좋겠네
잘 되었다
이 가을 햇빛은
꼭 잘 깍은 목탁 같다
그대 떠난 것이
잘 되었다
가을이 내 안에서
얼굴 붉히며
익어갈 수 있으니
가만 두어도 내가 내 안에서
단풍들 수 있으니
산 빛 보며 혼잣걸음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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