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장원작
공단의 봄 / 김병환
꽃가루가 눈처럼 날면 강물도 되돌아와
어둠 속 붙박혔던 헤머 스패너 공구들도
철조망 벽을 허물며 나요나요 손 흔든다.
눈 못뜨는 황사바람 끝은 아직 보이지 않고
스크럼 짜 달려가는 기름 띠 역류 앞에
피 흘린 장미 한 송이 군화발에 짓밟힌다.
기계 톱날에 맞물려 삐걱대는 노동의 시간
불야성 환한 공단 그 진실의 대역사로
철탑에 치솟는 불기둥 하늘 밟혀 놓는다.
미명의 선잠을 털며 젖어오는 아침 햇살
폐혈증 앓는 가로수 푸릇푸릇 살아난다.
신발끈 고쳐 메며는 눈빛 주는 질갱이
제3회 장원작
옹 이 / 심 석 정 (장원作)
네게도 가 닿아야할 그리움이 있는 게다
밤마다 덧난 상처 그 파동 극점을 향해
끝내는 건너가야할 그리움이 있는 게다
찔려온 눈엣가시 가슴팎이 더 아파
갈갈이 찢긴 생살 심장에 대못 박고
피와 살 다 흘려넣어 다시 축으로 서는 게다
섣불리 생의 내막은 말하지 않는 게다
토막난 시간들이 족쇄 풀어 버려질 때
네 안에 꽃보다 예쁜 물결무늬 서는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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