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냄새 땀냄새

오이도에서 새해를

시치 2018. 1. 3. 23:10

새해 日出을 놓치고 따라나선 게으름이 도달한 석양의 오이도.  -日沒의 西海에서 太陽을 만나다

입구에 도착하자 제일 먼저 반겨주는 연(鳶)이다.

일렬로 늘어선 수십, 아니 수백마리의 가오리 연이 새해의 서해 하늘을 이채롭게 수놓는다


차에서 내려 잘 다듬어진 산책로를 따라 걷는다. 바닷바람이 서늘하다










여기서는 누구나 시 한줄씩 읊으며 걷는다. 저녁나절이 한가로울 수 밖에 없다

서서히 석양을 드리우는 서해 바다에서 윤동주의 서시를 외운다


빨간 등대- 이름도 색깔도 참 좋다


빨간등대 앞에서 햇무리를 보다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환호 할, 지는 해를 바라보며 서러워 할  민감한 감성도 없는 나이다.

참 오래도 살았다. 울어야 할 사연도 웃어야 할 곡절도 없이 나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 또 남은 세월이 얼마건대 이리도 게으른 일상인가 화상아!


까닭없이 웃고픈, 환한 웃음이 그리워지는 세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