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2014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무지개를 수놓다 / 김정수 사다리 걸쳐놓듯 계단 쌓은 다랭이논 [당선소감] 늦은 나이에 틔운 글싹, 정성 다해 키워가겠다 새 세상을 열어 놓은 듯 울산에도 첫눈이 왔다. 순백의 도화지 위에 요란스레 쏟아낸 아침 물까치 떼의 울음은 간밤에 꾼 꿈을 미리 해몽이라도 한 것일까? 거짓말처럼 걸려온 당선통보 전화. 머릿속에 저장된 모든 파일이 하얗게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심사평] 신인다운 패기에 언어 함축·절제미까지 갖춘 작품 신춘문예는 문학의 새봄을 여는 뱃고동 소리 같은 것이어야 한다. 소재나 주제나 표현이나 내면에 잠긴 사유 세계가 참신해야 한다. 그래야만 신춘문예에 값하는 작품 아니겠는가. 심사위원들은 이런 기본의 틀에서 작품들을 선별하였다. 응모한 많은 작품 중에는 기성인의 그것을 흉내 낸 작품들이 많았지만, 이런 풍을 먼저 선별해내고 앞서 말한 선자들의 기본 틀에 조명하다 보니 1차로 다섯 편이 선정됐다. '달빛 길어올리기' '노랑부리저어새의 칠십 리' '아폴론의 화살' '청동기와, 잠을 깨다' '무지개를 수놓다'가 그것이다. 어느 것이나 장단점이 있긴 하지만 작품의 완결성 또는 참신성을 더 따져서 읽고 또 읽고 여러 번 토론한 결과, 최종 두 편 '청동기와, 잠을 깨다'와 '무지개를 수놓다'가 끝까지 선자들의 손에서 떠나지 않았다. 다시 이 두 편을 저울질할 때 신인다운 패기는 같으나 역시 언어의 함축미와 절제 면에서 '무지개를 수놓다'를 당선작으로 뽑는 쪽으로 의견 일치를 보았다. 당선자에게 많은 기대를 건다. 당부하고 싶은 바는, 시어를 보다 참신하게 갈고 닦는 일에 노력을 더 해 달라는 것이다. 심사위원 임종찬 전일희 시조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