必死 筆寫

쓸쓸한 화석 / 이창기

시치 2013. 1. 30. 01:04

쓸쓸한 화석 / 이창기

 

겨울비 내린 뒤

언 땅 뒤에 새겨진

어지러운 발자국

발자국 위에 또 발자국

뉘 집 창문 앞일까?

 

결코 놓칠 수 없었던,

끝까지 벗어나려고 발버둥쳤던,

그러나 끝내

서로에게 스미지 못하고 뒤영켜버린

순대 같은

어니 식은 떡볶이 같은

저 지독한 사랑의 흔적

 

그 진창의 발자국 속에는

아직 대답을 듣지 못한 말들이

살얼음처럼 간략하게

그러나 서로를,

힘껏 당기고 있다

밟아봐, 얼음 깨지는 소리, 경쾌하지?

 

둘러봐라,

내 생각엔

이 근처 어딘가에 그들의 무덤이 있다